‘행동주의’ 얼라인, SM엔터 이사진 장악까지 나서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7 13: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만 측근 3인방 임기 종료 맞춰 백기사 물색작업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사내이사진 장악을 위한 백기사 확보에 나서는 등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경영 참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연합뉴스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사내이사진 장악을 위한 백기사 확보에 나서는 등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경영 참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연합뉴스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SM엔터테인먼트(SM엔터)에 대한 경영 참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수만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를 이끌어내고 감사를 선임한 데 이어, 이번엔 사내이사진까지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SM엔터 사내이사 3석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현재 SM엔터 지분 1.1%를 보유한 얼라인은 5% 수준까지 우호지분을 확대해야 한다. 얼라인은 현재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 투자사들 중심으로 백기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SM엔터 사내이사진은 모두 이수만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의 측근들로 구성돼 있다. 이성수 SM엔터 공동대표는 이 총괄 프로듀서의 처조카다. 탁영준 SM엔터 공동대표와 박준영 SM엔터 사내이사는 SM엔터 설립 초기부터 이 총괄 프로듀서와 함께 해왔다. 지창훈 사외이사는 이 총괄 프로듀서의 경복고등학교 동창이다.

얼라인은 현재 이사진으로는 경영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이사진 구성에 나선 상황이다. 얼라인은 지금의 이사진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023년 3월까지 백기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 3월 주주총회 때부터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 당시 SM엔터는 사내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하려다 주주 반발에 밀려 실패했다. 반면 얼라인이 내세운 곽준호 전 케이씨에프테코놀로지스(현 SK넥실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감사로 선임됐다. 당시 의결권 지분 6.3%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비롯해 16개 기관투자가들이 곽 전 CFO의 감사 선임에 찬성하며 81.3%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얼라인은 또 SM엔터와 이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해지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라이크기획은 SM엔터와 프로듀싱 계약을 맺고 전체 매출액의 최대 6%를 프로듀싱 인세로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됐다.

실제 올해 상반기 SM엔터는 라이크기획에 프로듀싱 용역 명목으로 114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386억원)의 29.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얼라인은 지난 3월과 8월 라이크기획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주주서한을 SM엔터에 전달했다. 그 결과 SM엔터는 14일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오는 12월31일부로 조기 종료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처럼 얼라인은 SM엔터의 감사 선임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며 승기를 잡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사내이사까지 장악하게 되면 SM엔터 내에서 얼라인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평가된다.

얼라인 관계자는 SM엔터의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SM엔터의 모든 등기이사 임기는 내년 3월로 만료된다”며 “최대주주만을 위한 이사회가 아닌 회사와 모든 주주를 위한 이사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