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있기를” 속타는 실종자 가족들…이태원 참사 실종 신고 ‘355건’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10.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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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망자 지문 인식…미성년자 확인 시간 걸릴 듯
30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관련 실종자 접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관련 실종자 접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와 관련한 실종자 신고 접수가 350건을 넘어섰다. 

30일 오전 8시40분 기준 한남동 주민센터에 총 355건의 실종자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가족과 친구들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실종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전화 접수가 311건, 센터 방문 신고는 44건으로 집계됐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실종 신고는 20개 회선의 전화와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 접수 중이다. 한남동 주민센터는 유일하게 현장 방문접수를 받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곳 3층에서 소방당국과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실종자의 이름과 연락처, 인상착의 등을 밝힌 뒤 지하 1층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경찰과 병원의 확인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전화를 계속 걸어도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거나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한번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데다가 인파가 뒤엉키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신분증 등 신원 확인 수단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아 현장 직원들은 키, 안경 착용 여부, 신체 흉터 등 신체상 특이사항을 자세히 물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사망자의 지문 인식을 통한 신원 조회절차에 나섰지만 미성년자도 있어 확인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 인근으로 구급차가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 인근으로 구급차가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사고로 30일 오전 6시 현재 149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쳐 모두 2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상자 가운데 10대와 20대가 가장 많았고 외국인 사망자도 2명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사망자 총 149명의 시신을 순천향병원, 서울대병원 등 총 시내 36개 병원으로 이송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송 전 현장에서 사망한 45명은 원효로 다목적 실내 체육관에 임시 안치됐다가 모두 병원과 장례식장으로 분산 이송됐다. 이날 오전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 앞에는 가족과 지인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어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시는 유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50개 병원에 유족 안내를 전담할 인력 약 60여 명을 배치했고, 추후 모든 병원으로 확대·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사망자 중 타 지자체 주민은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유족의 뜻에 따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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