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국화보다 장미가 더 어울릴 그대들을 보내며’
  • 구민주·박정훈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2.11.04 11:05
  • 호수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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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설레는 마음으로 올랐을 그 길 위에 참담한 슬픔들이 쌓이고 있다. 10월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이후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엔 연일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껏 싸늘해진 날씨에도 추모의 발길들은 한참을 그곳에 머물렀다. 누군가가 놓은 국화 한두 송이로 시작된 추모 공간에는 어느새 발 닿을 곳 없을 만큼 국화가 놓였다. 청년들이 좋아할 법한 음료와 과자도 늘어만 갔다. 희생자들의 마지막이 춥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핫팩과 슬리퍼를 두고 가는 이들도 있었다.

끝내 삼키지 못한 마음들은 작은 메모에 담겼다. ‘국화보다 장미가 더 잘 어울릴 그대들이기에 더 안타깝습니다. 부디 편안하시길….’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가득한 메모들 틈엔 희생자들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편지들도 있었다. ‘다음 생에도 내 친구 해줘’ ‘다음에 다시 만나면 떨어진 낙엽 밝으며 가을 등산도 하고 겨울 바다도 보자’.

사진은 참사 발생 엿새째인 11월3일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은 한 시민이 추모 메모를 살펴보는 모습. 전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11월5일 정부가 정한 국가애도기간까지 운영될 예정이지만,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물결은 한동안 계속 퍼져 나갈 전망이다.

ⓒ시사저널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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