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흥국생명 콜옵션 논란에 “금융당국, 시장 불안 키우고 있어”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11.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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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형 “문제없다던 당국, 시장 상황 평가 제대로 못한 것”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이행 번복을 놓고 국회가 금융당국의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흥국생명이 영구채 콜옵션(조기상환)을 미이행하겠다고 했을 때 금융당국은 이를 인지하고 있고,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전날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다시 이행하기로 했다. 이 행위가 정상적이라면 금융당국이 시장 상황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조치할 수 있었던 지점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금융당국은 계속 뭉개는 모습”이라며 “이러한 태도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어떤 특정 기업, 금융회사와 관계돼 있기 때문에 자세히 답하긴 어렵다”면서도 “지금 전 경제 분야에서 언제, 어디서 돌발적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대응 시차가 늦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 건은 대주주가 증자하기로 했고, 콜옵션도 원래대로 이행하기로 하는 등 수습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조기상환일이 도래하는 5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이 연기된 것은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경색에 이어 발생한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에 당시 당국은 “그간 금융위·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 등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와 관련한 일정·계획 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흥국생명은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문율처럼 이뤄진 콜옵션 행사가 깨지면서 외화채권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고 해외 투심이 얼어붙었다. 이에 흥국생명은 지난 7일 “최근 조기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실효성을 제기하는 지적도 나왔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회사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다시 올라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시장에 50조원 플러스 알파를 투입했으나 여전히 신용스프레드는 변화가 없다. 금융당국의 늑장대응이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여러 가지 상황에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점과 강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며 “정부가 더 일찍 개입할 수도 있으나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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