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출자 늘어난다…“120만 명 원리금도 못 갚을 것”
  • 지웅배 디지털팀 기자 (jwb0824@gmail.com)
  • 승인 2022.11.09 09: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감원, 가계대출금리 7% 육박시 대출자 상황 분석
DSR 90% 120만 명, 70% 190만 명 추산
지난 11월6일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연합뉴스
지난 11월6일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연합뉴스

원리금을 못 갚는 대출자가 1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이 9일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로 오르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 초과 대출자는 120만 명이 된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는 지난 3월 말 평균 금리 3.96%에서 3%포인트가 상승했을 때 대출자들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실제로 현재 가계 대출 평균 금리는 7%대에 진입했다.

DSR 90% 초과 대출자는 소득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세금만 내도 원리금을 못 갚는 사람을 뜻한다. 여기서 DSR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이자와 대출 원금이 소득과 비교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한 수치다. DSR 90% 초과 대출자는 올해 3월 말 90만 명이었다.

90% 초과 대출자의 부채는 지난 3월 말 253조9000억원에서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가 되면 335조7000억원으로 81조8000억원이나 급증한다고 금감원은 예측했다. 이때 대출을 해주는 곳으로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 또 직업별로는 자영업자가, 채무 구조별로는 다중 채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파악됐다.

가계 대출 금리가 오르면 구체적으로 제2금융권이 8.4%(62만 명)에서 10.3%(76만 명), 은행은 3.2%(28만7000명)에서 4.8%(43만7000명)로 1·2금융권 모두 벼랑 끝에 몰린 대출자가 늘게 된다고 금감원은 내다봤다. 자영업자는 10.2%(21만9000명)에서 13%(28만 명)로, 비자영업자도 4.8%(68만8000명)에서 6.4%(91만7000명)로 증가한다. 다중채무자 역시 8.7%(33만2000명)에서 12%(45만6000명)로 늘어난다.

아울러 DSR 70% 초과 대출자는 19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이다. 이들은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빼면 대출 원리금을 못 갚는 대출자에 해당한다. DSR 70% 초과 대출자는 지난 3월 말 140만 명이었다. 이들의 부채는 357조5000억원에서 480조4000억원으로 122조9000억원이나 늘어난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전체 가계 대출은 은행이 1057조8000억원, 제2금융권이 558조4000억원 등 1616조2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이어가고 있어, 한국은행 역시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상환을 유예했다. 다양한 취약층 지원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자율 협약으로 전환 후 최대 3년간 만기 연장을 추가 지원했다. 기존엔 일률적인 만기 연장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환 유예도 내년 9월까지 최대 1년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도 나선다. 금리인하요구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홍보, 신청·심사, 공시·관리 등 모든 과정에서 운영을 개선할 방침이다. 신용 상태가 개선된 소비자는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도록 금융권 공통의 표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