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 혐의 추가 가능성에 “추후 판단”
이태원 참사를 수사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 입건 논란에 대해 “수사로 확보된 증거를 종합해 입건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본은 최 서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더해 직무유기 등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9일 수사상황 브리핑에서 최 서장 입건은 무리라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증거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추가 적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최 서장의 입건에 대해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된 내부 문건, 바디캠 현장 영상, 소방 무전 녹취록 등 그간 수사 상황과 증거를 종합해 입건한 것”이라면서 “소방 대응 단계 발령 등과 관련해서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직무유기 등 최 서장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에 대해선 “추후 판단할 것”이라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직후 신고가 이어지던 시점에 ‘대응 2단계’를 제 시간에 발령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당일 대응 2단계의 발령 주체가 최 서장이 아닌 서울소방재난본부였다는 것이다.
최 서장이 피의자로 전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반 시민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서울소방노조) 등 일선 소방관들의 반발이 거세다. 행정안전부나 경찰 지휘부 대신 소방 실무진에 참사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란 취지다.
서울소방노조는 전날인 8일 성명에서 최 서장의 입건과 관련해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안전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면서 “행정안전부, 경찰의 책임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결과를 보면 도대체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분노스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 서장은 참사 당일인 10월29일 밤부터 이튿날까지 참사 현장서 수차례 언론 브리핑을 했다. 브리핑 당시 마이크를 쥔 왼손이 덜덜 떨리는 모습이 포착됐고, ‘손 떠시는 용산소방서장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됐다. 이에 다수 네티즌들은 최 서장 입건 소식에 “말도 안된다” “구조하느라 힘들어 손을 덜덜 떨며 브리핑하던 모습을 국민이 다 봤다” 등 반응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