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없는 美 중간선거…하원 공화당 ‘신승’, 상원 ‘접전’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1.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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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웨이브’ 없어…최종 승패 한달 후 판가름
바이든 “좋은 날”, 트럼프 “매우 큰 승리” 자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 하루 뒤인 11월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 하루 뒤인 11월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AP연합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접전을 벌이면서 최종 승패는 한 달 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하원은 공화당이 민주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며, 상원은 개표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의석 수를 확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는 없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날"이라고 평가했다.   

미 현지 언론은 개표가 진행 중인 선거 이튿날인 9일(현지 시각) 자체 예측 결과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원의 승패는 보류 또는 초접전 전망이 우세하다. 

CNN은 하원의 경우 공화 204석, 민주 187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원에선 민주 48석, 공화 49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NBC는 하원에서 공화당이 222석, 민주당이 213석을 얻어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원의 경우 각각 48석씩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ABC 방송은 하원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213석과 194석, 상원은 각각 4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집계했다.

AP통신은 자체 예측 결과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원 승패는 보류했다.

11월8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당선 파티에서 플로리다주 10번 선거구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맥스웰 프로스트 후보(민주당)가 지지자들과 춤추고 있다. 총기규제와 기후변화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프로스트 당선인은 25세로, 미국의 첫 Z세대 연방하원 의원이 됐다. ⓒ AP연합
11월8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당선 파티에서 플로리다주 10번 선거구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맥스웰 프로스트 후보(민주당)가 지지자들과 춤추고 있다. 총기규제와 기후변화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프로스트 당선인은 25세로, 미국의 첫 Z세대 연방하원 의원이 됐다. ⓒ AP연합

공화당이 의석차를 벌리며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던 하원 선거의 경우 민주당이 버지니아와 캔사스, 로드 아일랜드에서 선전하며 격차를 좁혔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구는 아직 개표가 진행중이다.

상원 선거에서는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공화당 소속 론 존슨 의원이 승리를 추가했고, 애리조나의 경우 73%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마크 켈리(51.2%) 후보가 공화당 블레이크 매스터스(46.6%)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아직 승리를 확정하지는 못했다.

네바다에서는 80%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공화당 애덤 랙설트 후보(49.9%)가 현역 상원의원인 민주당 캐서린 콜테즈 매스토(47.2%) 후보를 2.7%포인트 앞서고 있다. 

양당의 피말리는 접전이 이어지며 내달 6일 예정된 조지아주 결선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2년간 입법지형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는 주법상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99% 개표 완료 기준 민주당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이 49.2%, 공화당의 허셜 워커 후보가 48.7%를 각각 득표하면서 결선투표가 굳혀졌다.  

조지아주 상황을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중간선거 최종 결과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편투표가 급증하면서 이를 모두 합산하려면 최대 보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번 선거에서 우편투표를 비롯해 조기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지금까지 중간선거 역사상 가장 많았던 지난 2018년의 3900만 명보다 많은 44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열린 11월8일(현지 시각) 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해 대권 도전 선언을 시사했다. ⓒ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열린 11월8일(현지 시각) 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해 대권 도전 선언을 시사했다. ⓒ AP연합

미 주요 언론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신승을 거둬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할 발판을 마련했지만, 압승에는 이르지 못해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민주당은 예상 밖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최종 상원 승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절반 의석인 50석만 차지해도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에 힘입어 지금처럼 다수당의 권한을 누릴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날"이라며 "거대한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내년 초 재선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대해 "난 공화당 동료들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공화당의 선거 결과와 관련, 책임론이 제기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개인적 관점에서 매우 큰 승리"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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