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 반정부 시위에 英·사우디 맹비난…“반체제 선동 그만”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1.10 12: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대행위 이어지면 인내 고갈…대가 치를 것”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테헤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리 서기와 회담하고 있다. ⓒAP연합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테헤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 안보회의 서기와 회담하고 있다. ⓒAP연합

이란 정부가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으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를 두 나라가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9일(현지 시각)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하티브 정보부 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시위와 폭동을 조장하는 반체제 선전이 영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영국은 이란 내 혼란을 조장하는 이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티브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도 “반체제 언론인 ‘이란 인터내셔널’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 내 불안을 조장한 책임이 있다”며 “이 매체와 관련된 인물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란 전문매체다. BBC 페르시안과 마찬가지로 이란에 대한 반체제 언론으로 간주해 이란 내 방영이 금지되어 있다.

하티브 장관은 이어 “적대행위가 이어진다면 이란이 지금까지 사우디를 향해 유지해온 전략적 인내가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이란이 보복과 처벌을 결정한다면 이들 나라의 유리궁전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지난달 사우디 왕실을 향해 “이들 매체를 통해 우리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며 “언론을 통제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성이 지난 9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체포됐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테헤란 등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에 이란 정부가 무력진압에 나서면서 미성년자 수십 명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