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입건 후 대기발령’ 용산서 정보계장, 숨진 채 발견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1.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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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소환조사 앞두고 자택서 극단 선택 추정
핼러윈 사고 우려 보고서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입건
11월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11월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후 핼러윈 인파 운집에 따른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5분께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 정아무개(55) 경감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함께 살던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정황으로 미뤄 정 경감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경감은 전날 일부 경찰 동료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경감은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의 업무용 PC에서 문건을 삭제하고, 이 과정에서 정보과 직원들을 회유·종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를 받고 있었다.

특수본은 정 경감과 상관인 김아무개 정보과장(경정)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7일 입건했다. 이후 용산서 정보과 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었다. 정 경감은 아직 소환 통보를 받지는 않은 상태였다.

정 경감은 지난 6일까지 정상 근무를 했고, 특수본에 입건된 직후부터 연차 휴가를 냈다. 지난 9일에는 김 과장과 함께 대기발령 조치됐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보고서 삭제 의혹' 수사에 대해 용산서 정보관을 통해 삭제 경위를 파악했으며, 정보과 직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보과장 및 계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보고서 삭제 행위를 규정에 따른 절차 집행으로 보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사자 진술이 상이해 관련자 조사를 벌이고, 동료 직원들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특수본은 정 경감이 사망함에 따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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