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실 인정하라”…광주시의원 발언 놓고 갑질 공방
  • 조현중 호남본부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22.11.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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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원, ‘답변 강요’ 행정사무감사 태도 논란
광주지역공무원노조, “갑질…공개 사과하라” 규탄
시의원 “정상적 의정활동, 감정적 감사 아냐” 반박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광주시청 간부 등에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라’고 한 시의원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갑질’이라며 시의회 의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한 반면 해당 시의원은 정당한 의정활동이라고 맞서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지역공무원노조 대표자협의회는 15일 광주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A시의원은 시 집행부 간부에게 집요하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라는 답변을 강요했다”며 “마치 수사관이 범죄인을 취조하듯이 대했으며 이는 시의원의 직분을 넘어서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집행부 간부들의 수감 자세를 지속해서 꼬집었다”며 “정작 의원들은 턱을 괴고 비웃거나 답변자에게 잘못을 시인하라고 윽박지르는 등 인권도시 광주시의회의 품격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광주지역공무원노조 대표자협의회는 15일 광주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A시의원이 시 집행부 간부에게 집요하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라는 답변을 강요했다”며 시의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 광주지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공무원노조 대표자협의회는 15일 광주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A시의원이 시 집행부 간부에게 집요하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라는 답변을 강요했다”며 시의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시사저널 조현중

공무원노조는 ‘환갑을 앞둔 간부들을 시의원들이 거의 하인 부리듯이 하네요’ 등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분노의 심정을 토로한 글은 조회수 40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광주시를 상대로 2038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용역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한 시의원은 시청 간부에게 부실한 용역 보고서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로부터 지목당한 해당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용역 절차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당시 문화체육실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냐는 질문을 했지, 특정 간부의 잘못을 지적한 것은 아니었다”며 “시민 대표로서 정당한 의정활동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시의원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동의안이 상정 보류된 이후 시에서 의회를 상대로 제대로 된 설명이 없어 집중적으로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며 “의원들이 감정적으로 감사를 진행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신수정 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은 “모 기관장이 행정사무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삐딱하게 앉아 자세 교정을 요구하며 정중한 답변을 요구했을 뿐인데 노조 측이 갑질 행태로 모는 것은 억울하고 지나친 소설이다”고 반박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지난 11일 당시 녹화된 행정사무감사 영상을 시민께서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질문과 답변 등 전체적인 맥락을 함께 보고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광주시의회 교육위는 지난 11일 광주시와 대구시가 8000만원씩 모두 1억6000만원을 들여 광주전남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2038 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 기반 조사 및 경제 파급효과 분석’ 연구용역과 관련, 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 등 4명을 행정사무감사 증인으로 출석시켜 부실 용역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이날 행감에서는 해당 용역을 두고 ‘부실 투성이’ ‘조작’ ‘업무 태만’ ‘업무상 과실’ ‘짜맞추기’ 등의 강도 높은 지적들이 이어졌다. “행정기관에서 기본현황 자료들은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도 특정 기관에 7개월이나 용역을 맡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시의원들은 해당 용역을 ‘총체적 부실’로 규정했고, 광주시와 연구책임기관인 광주전남연구원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광주시의회는 사업비 회수와 특정감사를 촉구했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지난해 5월 ‘달빛 동맹’ 차원에서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선언했다. 광주시는 대한체육회에 국제행사 개최 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지난달 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했으나 공론화 부족을 이유로 상정이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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