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등에 따른 재무 부담이 롯데그룹 전반으로 퍼질 것이라는 우려에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 전망을 내리고 있다.
지난 1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은 ‘AA+’ 등급을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롯데지주는 ‘AA+/부정적’, 롯데렌탈은 ‘AA-/부정적’, 롯데캐피탈은 ‘AA-/부정적’, 롯데쇼핑이 발행한 롯데지주 연대보증채는 ‘AA/부정적’으로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변경했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나이스신평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악화된 영업환경 및 자금 소요 등을 고려하면 증가한 차입금 부담을 완화하는데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현재의 신용등급에 부합하는 우수한 수준의 사업 및 재무지표를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존재함을 고려해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추가 유상증자 진행 등으로 롯데지주 자체의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이익 창출력이 악화되고 있는 점, 신규 사업 인수 및 설비투자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는 점을 전망 하향 이유로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2조70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는데 롯데건설의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에 6000억원을 지원해, 재무안정성 우려가 불거졌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최대주주(지분 43.79%)다.
한국기업평가 “올해 자회사인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으로 약 9000억원(유상증자 876억원, 연간 대여금 약 8000억원)이 유출됐다”면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4분기 영업손실 8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