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완전한 실패는 처음”…前 엔론 청산인, FTX 방만 경영 비판
  • 박정현 디지털팀 기자 (sbnmp@me.com)
  • 승인 2022.11.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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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통제 실패…신뢰할 수 있는 재무정보도 부재”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설치된 태플릿에 표시된 FTX토큰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설치된 태플릿에 표시된 FTX토큰 ⓒ연합뉴스

파산보호를 신청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경영진들의 방만 경영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17일(현지 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FTX의 신임 CEO인 존 J 레이 3세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내 경력에서 이처럼 완전한 기업통제 실패와 신뢰할 수 있는 재무정보의 부재를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40년간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했으며, 지난 2001년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 사태를 감독한 베테랑이다.

레이는 특히 FTX 경영진의 회사 경영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해외 당국의 규제, 감독 경험이 없고 정교하지 못한데다 위험한 극소수 개인들에게 회사 통제권이 집중된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나 주주들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의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확한 재무 상태가 드러날 때까지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회사 자금 중 일부는 바하마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의 부동산과 개인 물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FTX 내부에서는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보안이 되지 않는 그룹 이메일을 사용했으며, 고객 자금 유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FTX 직원들은 자금 집행 과정에서 온라인 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결재를 요청하는 등 자금 집행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 감독도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샘 뱅크먼-프리드 전 CEO와 경영진들은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41억 달러(약 5조5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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