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안’이 우울과 함께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숙적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사회 통념상 이같은 정서적 문제를 쉽게 털어놔선 안된다는 압박이 여성에 비해 더 크게 작용할 때가 적지 않다. 남자다운 태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과한 걱정은 성별을 막론하고 건강에 해롭다. 실제 걱정이 많은 성향의 남성들이 당뇨병, 심장병 등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연구팀은 ‘규범적 노화 연구(Normative Aging Study)’에 참여한 약 1500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40년에 걸친 장기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시작 당시 이들의 평균 나이는 53세였으며, 뚜렷한 질환을 갖지 않은 이들이었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들이 사망하거나 연구에서 중도 탈락할 때까지 3~5년마다 혈압,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체질량지수, 혈당, 염증 표지 등 7가지 생물학적 위험 요인들을 파악했다. 표준 설문지를 이용한 불안 및 걱정 상태 등에 대한 파악도 병행됐다.
약 40년의 추적관찰 결과, 걱정이 많고 불안감이 높은 성향인 남성들의 경우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0~13%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걱정을 많이 하는 남성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하워드 와인트라우브 뉴욕대 랑곤 헬스 심혈관질환예방센터 임상소장은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우리의 건강이 감정 상태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면서도 “한 가지 좋은 소식은 규칙적인 운동처럼 심장질환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되는 건, 정신건강에도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