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8.0% 기록할 듯…내년엔 10%대 가능성도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11.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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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속도조절에도 대출차주 이자 ‘핵폭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 긴축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라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당장 연말에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의 금리 상단이 연 8%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직후 가진 통화정책 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5% 수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3.25%로 오르면서 대출차주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70~7.83%로 상단이 8%대에 근접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면 상단이 8%대를 기록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의미다.

만약 금리 인상기 전에 주담대 5억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로 빌렸다면, 원리금은 238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8%대로 오르면 월 이자 330만원 등 원리금은 366만원에 달한다. 이자 부담이 50%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4400만원에 달한다. 젊은 직장인 연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신용대출까지 함께 받았다면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전세자금 대출도 비슷한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신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는 연 5.25~7.877%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2~3%대였던 금리가 3%포인트 이상 올랐다.

업계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 상단이 8%를 넘어 연말에는 9%대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 한은의 설명대로라면 내년에는 10%대까지 갈 수 있다.

이 총재도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금리를 올리면서 취약계층의 부담, 특히 젊은 가구주가 많은 부채를 지고 집을 구입했을 때 생기는 부담이 있다”면서 “가계부채가 변동금리로 (대출돼)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여러 경제주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만 추후 고통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출금리 인상 억제하려는 당국, 은행권은 답할까

관건은 대출금리 상승 폭이다.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2010년 1월 공시 이후 가장 높은 3.98%까지 뛰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급등하고 은행채 등 시장금리도 오르면서 은행의 조달 비용이 늘었는데, 그 부담이 결국 대출자에 떠넘겨진 셈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과도한 수신경쟁 자제를 재차 요청하고 있다. 은행은 예·적금 등의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신경쟁이 완화되면 대출금리 인상 속도도 늦춰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요청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한 상황에서 은행권의 자금 조달 창구는 예·적금 유치 등으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열리지 않았던 지난 6월과 9월에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오름폭은 각각 0.40%포인트, 0.44%포인트였다. 이런 점에서 대출차주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코픽스 증가폭이 낮기만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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