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개월 간격으로 동거여성 및 택시기사를 연이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인면수심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전날인 29일 금융기관으로부터 숨진 60대 택시기사 A씨의 카드 사용내역 등을 제공받아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씨가 A씨를 살해한 직후 600만원에 육박하는 커플링을 구입한 정황과 고급 술집 및 호텔 등에서 결제한 내역 등이 확인됐다. 다만 이씨 검거 직후 알려진 ‘명품가방 구입설’ 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정됐다.
이씨가 A씨에게서 편취한 금액은 총 5400만원에 달한다. 이씨는 A씨를 살해한 후 스마트폰 잠금 패턴을 해제하는 수법으로 비대면 대출까지 받았다. 스마트폰 잠금패턴의 경우 A씨가 갖고 있던 수첩에 그려진 것을 참고해 해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 중 A씨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후 ‘합의금을 주겠다’면서 거주지로 유인해 살해했다. 그러나 이씨는 자신이 제시한 합의금과 A씨가 요구한 금액이 차이를 보이자 ‘폭행해서라도 입막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주장했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A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할 때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둔기로 살해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 후 행보를 고려해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지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부터 프로파일러들을 동원한 사이코패스 검사 등도 본격 진행될 예정이나, 이씨가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단은 없다.
이씨의 첫 번째 살인 피해자로 알려진 50대 동거녀 B씨의 시신 수색도 지속한다. 지난 8월 초쯤 파주시 공릉천변에 B씨 시신을 유기했다는 이씨의 자백에 근거한 수색 작전이다. 다만 지뢰 유실 위험으로 육로보단 수중 수색쪽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