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한국타이어 수사, 조현범 회장 배임 혐의까지 확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1.0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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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지원 통해 얻은 이익 승계 재원으로 활용 여부 확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오른쪽)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오른쪽)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및 사익 편취 혐의를 수사해온 검찰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까지 수사망을 확대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당시 MKT) 인수 과정에서 총수 일가 지분을 끼워 넣은 뒤 이 회사를 부당지원해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검찰은 일련의 과정이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고 판단, 자금추적에도 돌입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달 말 법원으로부터 조 회장 등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추적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당시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에 구입하는 등 부당지원했다고 판단,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동안 검찰 수사의 초점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조 회장의 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망을 확대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2011년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 지분을 끼워 넣은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프리시전웍스는 한국타이어가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9.9%는 조 회장(29.9%)과 그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20%)이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조현식·조현범 형제는 최근까지 배당 등을 통해 270억원 규모의 사익을 누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배임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한국타이어가 한국프리시전웍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면 이 회사와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고스란히 가져갔을 수 있었지만, 총수 일가와 지분을 나누면서 결과적으로 회사가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조 회장 일가의 한국프리시전웍스 인수 자금 출처와 이 회사로부터 배당받은 이익의 용처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부친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해당 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타이어 법무팀 직원 등 관계자들을 연이어 소환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조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도 검토하고 중이다. 검찰은 또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전속고발권을 갖는 공정위에 조 회장에 대한 추가 고발을 요청할지 여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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