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및 사익 편취 혐의를 수사해온 검찰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까지 수사망을 확대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당시 MKT) 인수 과정에서 총수 일가 지분을 끼워 넣은 뒤 이 회사를 부당지원해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검찰은 일련의 과정이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고 판단, 자금추적에도 돌입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달 말 법원으로부터 조 회장 등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추적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당시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에 구입하는 등 부당지원했다고 판단,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동안 검찰 수사의 초점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조 회장의 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망을 확대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2011년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 지분을 끼워 넣은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프리시전웍스는 한국타이어가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9.9%는 조 회장(29.9%)과 그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20%)이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조현식·조현범 형제는 최근까지 배당 등을 통해 270억원 규모의 사익을 누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배임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한국타이어가 한국프리시전웍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면 이 회사와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고스란히 가져갔을 수 있었지만, 총수 일가와 지분을 나누면서 결과적으로 회사가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조 회장 일가의 한국프리시전웍스 인수 자금 출처와 이 회사로부터 배당받은 이익의 용처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부친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해당 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타이어 법무팀 직원 등 관계자들을 연이어 소환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조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도 검토하고 중이다. 검찰은 또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전속고발권을 갖는 공정위에 조 회장에 대한 추가 고발을 요청할지 여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