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들 1월에만 10만 명 감원…IT·소매·금융업 해고 확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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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이후 최대치…기업들, 경기 둔화 대비
구글 노동자들로 구성된 '알파벳노조'(AWU) 조합원들이 뉴욕 소재 구글 사무실 밖에서 최근 이뤄진 모기업 알파벳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연합뉴스
구글 노동자들로 구성된 '알파벳노조'(AWU) 조합원들이 뉴욕 소재 구글 사무실 밖에서 최근 이뤄진 모기업 알파벳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구인난에 시달렸던 미국 기업들이 최근에는 감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사관리 컨설팅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는 지난달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가 10만2943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월 대비 136%,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0% 각각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IT) 분야가 41%를 차지했으며, 소매업과 금융업의 감원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CG&C는 “지금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고용 광풍’의 이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경기 둔화에 대비하면서 직원 수를 줄이고 채용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인 건수(계절 조정)는 1100만 건으로 실업자 수(570만 명)의 약 2배에 달하고 실업률은 3.5%에 그치는 등 통계적으로는 전체 노동시장이 여전히 활황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IT기업들을 중심으로 감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CG&C는 지난달 IT(4만1829개), 소매업(1만3000개), 금융업(1만603개)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전 직원의 약 6%인 1만2000명을 감원하기로 했고, 장난감업체 해즈브로(1000명)와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3200명) 등도 해고를 발표했다.

이처럼 감원 바람이 부는 것에 일부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달 대량 해고의 사유로 경제 사정을 들자 노동조합은 최근까지의 실적을 볼 때 이는 해고 명분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해고가 늘고 근로자들이 일자리 안정을 우려하기 시작하면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권위가 회복되고 다시 주도권을 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구인난으로 ‘근로자 모시기’에 나섰던 코로나19 사태 때와 달리, CEO들이 직원들과의 협상을 더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사측이 이 같은 최근 분위기를 이용해 사업 운영 간소화·감원·재택근무제 폐지 등에 나서고 있으며, 빈 일자리를 충원하지 않고 남겨두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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