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中 정찰풍선 격추’에 러·중남미 국가들 ‘중국 편들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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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정권, ‘반미 연대’ 기류
러시아 국영TV 진행자 “중국이 멋지게 해냈다”
4일(현지 시각)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 연합뉴스
4일(현지 시각)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이 자국 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러시아와 일부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 편들기에 나섰다.

5일(현지 시각)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중국 정찰 풍선 격추를 비판했다. 

성명은 중국의 정찰 풍선을 군사적·물리적 위협이 전혀 없는 민간 비행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은 상황을 진지하고 책임 있게 다루기보다 또다시 무력 사용에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다. 미국이 지난 2019년부터 좌파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기업 등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제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의 주요 수입국이 됐다.

콜롬비아 공군은 4일 성명을 내고 앞서 3일에 자국 영토 상공에서 비행체를 탐지해 영공을 떠날 때까지 감시했다면서 “이를 통해 해당 비행체가 국가 안보·방위와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인 친미 성향 국가였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베네수엘라와 단절됐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등 중남미 좌파 정권 연대 분위기에 동승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중남미 국가 언론들도 중국의 풍선이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상공을 별다른 문제없이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때마침 열린 중국 외교차관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돈독한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3일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세르게이 베르시닌 외무차관의 회담에서 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에서 다방면으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5일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TV의 진행자가 방송에서 중국 정찰 풍선을 응원하고 나섰다. 

러시아투데이(RT)의 편집장으로 국영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르가리타 시모니얀은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해 “온 나라를 뒤집어 놨다”면서 “멋지게 해낸 중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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