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中 공산당이 대만 총통 SNS 대상으로 여론 조작”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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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당국 “비정상 계정 800여 개로 대만 정치인 페이스북 공격”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달 30일 수도 타이베이에서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달 30일 수도 타이베이에서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이 사이버 여론몰이 집단을 동원해 차이잉원 총통 등 대만 주요 인사들의 페이스북에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완뉴스 등은 6일 대만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사이버 수군(網絡水軍)’을 활용해 차이 총통과 쑤전창 전 행정원장(총리격)의 페이스북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이버 수군은 중국에서 경쟁자 비방 등을 목적으로 온라인 여론에 ‘물을 쏟아 붓듯’ 의견을 개진하는 가짜 계정들을 일컫는다.

대만 매체는 대만 사이버 안보 당국이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상대로 부정적인 글 올리기 등에 사용한 최소 825개의 비정상적인 페이스북 계정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대만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 수군은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공격하기 위해 일회성 계정 만들기, 외국인 계정 활용, 가짜 계정 만들기, 영향력 있는 페이스북 그룹 활용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중국의 사이버 수군은 이 같은 방법으로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너희가 미국의 총알받이인지 우크라이나와 비교하라”는 등의 비방글을 남겼다.

특히 지난해 11월26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이 사이버 수군을 동원해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상대로 광범위한 여론조작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은 이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에 크게 패했다. 차이 총통은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했다.

대만 언론은 정보 당국이 2024년 대만 총통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에도 중국의 사이버 수군이 개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사이버 수군은 주로 대만의 인플레이션, 농수산물의 대중국 수출 어려움,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 양안 간 전쟁 발발 시 미국의 대만 포기 주장 등을 놓고 여론조작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보 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세계 각국 소셜미디어, 포털, 커뮤니티 상의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사이버 수군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이 주축이 된 사이버 수군은 4000만 명 규모이며, 연간 운영 예산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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