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보좌관의 증거인멸 의혹’ 수사 착수
  • 김현지 기자 (metaxy@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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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최측근’, 대선 기간 경기도청 직원에 PC 파일 삭제 지시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대장동 수사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의 증거 인멸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 대표 보좌관은 지난 2021년 대선 국면에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사퇴 직후 도청 공무원에게 업무용 PC 파일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2월3일 이재명 대표 의원실 소속 김아무개 보좌관의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을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에 배당했다. 반부패수사3부는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 보좌관은 지난 2021년 10월26일 경기도 비서실 소속 배아무개 사무관에게 도청 PC 파일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날은 이 대표가 대선에 나서기 위해 경기도지사직을 사퇴한 다음날이었다.

이러한 의혹은 김 보좌관과 배 사무관 간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친문(친문재인)’ 유튜버 백광현씨가 지난 1월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김 보좌관은 “파일이나 이런 것을 없앨 것만 없애라. 파일만 지우면 내가 하드(디스크)를 아예 교체하겠다”라고 배 사무관에게 지시했다. 백씨는 2월2일 김 보좌관과 배 사무관을 증거인멸·공용전자기록손상·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이를 방조 내지 지시한 혐의로 고발했다.

백씨는 고발장에서 “파일 삭제 지시가 이뤄진 시기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이 체포되고,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다른 핵심 인물인 유동규가 구속기소된 직후”라며 “대장동 비리 의혹은 이재명의 정치생명을 중단시킬 수 있는 큰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관련자들에 대한 체포와 구속기소 등 수사가 활발한 때에 이재명의 측근 직원들이 공용전자기록과 물건을 파기하려 했다면 이는 대장동 의혹과 무관하다 볼 수 없다”며 고발 취지를 부연했다.

김 보좌관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보좌관은 성남 지역 시민단체 활동 시절부터 이 대표와 함께 했다. 이후 성남시청을 거쳐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일했다. 현재는 이 대표의 의원실에서 근무 중이다. 배 사무관은 부인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을 수행했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물이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김씨가 주재한 오찬모임 참석자의 식사비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배 사무관 역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 한 측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보좌관의 증거인멸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지난 1월31일 입장문에서 “김 보좌관이 배 사무관에게 ‘컴퓨터 파일 삭제’를 요청한 것은 공용컴퓨터가 아닌 개인컴퓨터의 파일을 말하는 것”이라며 “의원면직을 앞두고 공문서 무단반출, 개인정보법 위반 등을 우려해 주의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2월7일 오전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 사업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시행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검찰 추가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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