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발트해 가스관 폭파 배후” 폭로에 中 “설명하라” 압박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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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전문가 “고위 공직자들이 공작에 관여”
러 “국제조사 요구” 中 “해명에 설득력 없어”
지난해 9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로 새어나온 가스버블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지난해 9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로 새어나온 가스버블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을 폭파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 미국 비판에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10일 공동 사설을 통해 노르트스트림 폭발의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다는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쉬의 기사를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미 정보기관들이 어떻게 파괴를 계획했는지, 미 해군이 어떻게 폭파를 수행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은 재빨리 부인했지만, 설득력이 없다”며 “국제사회는 미국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찰 풍선’ 사태로 미국과의 관계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이 허쉬의 보도를 기정사실로 하며 대미 외교를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문들은 또 미국 매체들이 과거 가스관 폭파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해 보도했던 것을 두고 미국 언론이 자국 정부의 입장을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방에 의해 폭파의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도 앞서 9일(현지 시각) 허쉬의 보도에 기반한 국제조사를 요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례 없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기반시설 파괴 행위에 대한 공개적인 국제 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고,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도 성명을 통해 “이 보도는 국제적 조사의 기초가 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허쉬는 최근 블로그에 ‘미국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어떻게 제거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는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가스관 폭파 공작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미 해군 잠수요원들이 정부 지시에 따라 지난해 9월 가스관에 원격 작동 방식의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독일을 거쳐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발트해 바다 밑에 설치된 가스관이다. 지난해 9월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설치된 가스관 총 4개 지점이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됐다.

당시 서방 일각에서는 사건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했고, 러시아는 미국을 배후에 둔 서방의 공작이라며 맞섰다. 덴마크와 스웨덴 수사당국은 폭발을 누가 일으켰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허쉬가 기사를 통해 폭파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자 미국은 “거짓이며 완전한 허구”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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