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단 죄수 모집 중단…‘총알받이’ 앞세운 전술 변화하나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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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사망률 알려지며 지원자 급감
“러 당국이 직접 죄수 모집 나섰다” 폭로도
와그너그룹 용병들의 무덤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와그너그룹 용병들의 무덤 모습 ⓒ REUTERS=연합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이 죄수 출신 용병 모집을 중단하면서 이들이 활용하던 인해전술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 대표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대표는 9일(현지 시각)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죄수 모집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밝혔다.

와그너그룹이 죄수 출신 용병 모집을 중단하면서, 러시아 각지 교도소의 죄수들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총알받이’로 내몰려 죽어가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와그너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죄수들을 용병으로 영입해 왔다. 이들은 죄수들에게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간 복무하면 사면해준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와그너그룹 소속 용병 5만 명 중 약 4만 명이 죄수 출신인 것으로 추산한다.

최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 투입된 와그너그룹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점령지를 확대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제 죄수 출신 용병 모집이 중단되면서 예전 같은 대규모 병력 수급은 어려워진 셈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와그너그룹이 맡아온 역할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와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처럼 대규모 인명피해를 감수하는 전략을 더는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안보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와그너그룹의 발표가 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죄수 모집이 어려워진 상황을 인정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자료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 죄수 감소폭이 최근 몇 개월간 크게 줄었다. 죄수 출신 용병들이 총알받이로 쓰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용병 모집에 응하는 죄수가 급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령을 내려 징집한 예비군 30만 명 대다수가 훈련과 무장을 마치면서, 와그너그룹 용병으로 부족한 병력을 메울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죄수 병력 동원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재소자 인권단체 ‘철창 뒤의 러시아’(RBB) 등은 최근 와그너그룹 대신 러시아 군 당국이 직접 죄수를 병사로 모집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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