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란표 색출’ 내홍에 표정 관리하는 국민의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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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이탈’ 비명계 응원하면서도
“李 없는 민주당은 위험” 속내 복잡한 與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이 나온 데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란 표 색출’ 움직임이 이는 동시에 이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야당의 내홍에 반색하는 기류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중심 지도체제 개편엔 우려를 드러내고 있어, 사뭇 복잡한 속내가 읽힌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 내홍 반색하는 국민의힘

1일 국민의힘은 비명(비이재명)계 ‘응원전’에 나섰다. 반란 표 색출에 나선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비꼬면서도, 비명계의 대규모 이탈을 부추겨 차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재개될 경우 가결을 밀어붙이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SNS에 “국민들은 반란표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의표, 용기표, 상식표가 아니었던가”라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배려를 무시한 채 수박 색출에만 열을 올린다면 막장 드라마의 결말은 안 봐도 뻔하다. 이 대표가 말한 것처럼 물가와 민생을 잡으려면 이제라도 ‘이탈자 잡기’를 그만두고 당장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정치적 사망’ 낙인을 찍고 거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절벽에 매달렸을 땐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다가는 훨씬 더 크게 다친다는 말을 명심하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억지 방탄막이 벗겨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물밑에선 ‘자신감’도 읽힌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체포동의안 정국이 장기화하는 게 우리로선 나쁘지 않다.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 프레임이 씌워질수록 여론전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변인 출신 관계자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속에선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질 자신이 없다”고 했고, 당협위원장 출신 관계자도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있는 한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이 우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무효표 논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무효표 논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포스트 이재명’엔 위기감

다만 일각에선 긴장을 놓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이 이 대표 거취 논란을 매듭짓고 비명계 중심으로 체제를 재정비한다면 확장성 측면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태경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없는 민주당, 친명(친이재명)이 주도하는 민주당이 아니라 비명계가 주도하는 훨씬 확장성 있는 민주당과 총선을 치러야 한다면 그게 훨씬 더 걱정”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포스트 이재명’ 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전날 대구시 청년 당원들의 지지 선언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재명을 중심으로 호위 무사처럼 똘똘 뭉치던 민주당이 어제부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기회고 정말 중요한 시기다. 이럴 때 내부 단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전날 “민주당은 개혁의 걸림돌이던 이 대표를 극복하고 혁신적인 총선을 준비할 것이다. 이낙연, 김부겸, 정세균 누구라도 이재명보다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선거 메시지의 초점을 ‘포스트 이재명’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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