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은 엄석대? 이준석 ‘천아용인’ 막판 지지 호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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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與상황 비유…“천아용인이 다른 결말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때도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이 있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친박(친박근혜) 세력의 몰락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6년 전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었다. 그때 왜 혼났는지도 다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다시금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려 한다는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국민의힘의 과거와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반의 실세였던 엄석대를 윤석열 대통령에,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을 이에 저항하는 한병태,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바꾸는 담임선생님을 국민에 비유했다. 소설에서 엄석대는 반장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에 저항하는 전학생 한병태에 집단 괴롭힘을 가한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이 바뀌자 엄석대의 ‘왕국’은 붕괴한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나”라고 반문한 뒤 “엄석대의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며 꾸짖지만, 그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고 말했다.

이어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며 “이제 이 소설과 다른 결말을 당원 여러분께서 써달라”고 이들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선거 불출마를 압박한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 및 친윤 인사들을 직격했다.

그는 “이 정당은 국민 세금만 지원받고, 정작 국민 의사를 지도자 선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민 다수의 선거권을 제한했다”며 “누군가가 자유롭게 출마를 결정하려고 할 때마다 커다란 손이 나타나 큰 채찍으로 때리고, 그걸 보고 달려든 하이에나들이 연판장으로 물어뜯으며 피선거권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마지막 합동연설회를 연다. 연설회에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순) 등 4명의 당 대표 후보들은 7분씩,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과 4명의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5분씩 정견 발표를 한다. 이어 당 대표 후보들은 마지막 공식 일정인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다.

선거인단은 오는 4~5일 모바일 투표, 6~7일 ARS 투표(모바일 투표 미참여자)를 진행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누적된 투표 결과를 토대로 차기 지도부를 발표한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최다 득표자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이 경우 당대표는 12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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