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외교부장 “다른 나라 내정 간섭한 적 없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자국의 캐나다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 부장은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을 만나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친 부장은 자국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 ‘자허오유’(子虛烏有)와 ‘무계지담’(無稽之談)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자허오유는 한나라 때 사마상여가 지은 ‘자허부’에서 유래한 말로 허구적인 인물이나 거짓말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고, 무계지담은 황당무계하고 터무니없는 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친 부장은 “중국은 지금까지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한 적이 없고,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은 빈 협약을 준수하고 양국 관계와 각 분야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캐나다는 중국 외교기구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거짓말이 양국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은 최근 중국이 2021년 캐나다 총선에서 집권당인 자유당의 승리를 위해 특정 후보들을 집중 지원했다는 내용으로 정보 당국이 작성한 비밀 문건을 공개했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지난해 11월 영국 BBC방송에 “2019년 총선 당시 중국이 최소 11명의 후보를 지원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중국이 캐나다 선거에 개입하려 공격적인 게임을 벌였다”고 말했다. AFP통신과 캐나다 CBC 방송 등은 이와 관련해 캐나다 연방경찰(RCMP)이 외국의 내정간섭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캐나다 선거 개입 논란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트뤼도 총리의 만남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캐나다 언론은 “트뤼도 총리가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의 캐나다 간섭 의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두 정상의 회담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뤼도 총리가 언급한 간섭은 캐나다 총선 당시 중국의 개입 의혹을 언급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면서 양국 정상이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언론 보도 다음 날 트뤼도 총리에게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언론에 유출됐는데 이건 부적절하다”며 “우리 대화가 그렇게 진행되지도 않았다”고 따졌고,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고 공개적인, 솔직한 대화를 지지한다”고 받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