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만 새면 싸워”…순천 시민이 본 시장과 국회의원 ‘사이’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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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규 순천시장·소병철 국회의원 신랄하게 비판한 SNS 글 화제
“못볼 꼴 안보는 게 마음 편해…임기 마치고 둘 다 정치판 떠나라”

전남 순천의 한 평범한 시민이 순천시장과 지역출신 국회의원 사이에 불편한 관계를 담은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의 옹졸함과 소병철 국회의원의 숟가락정치 형태를 조목조목 비판한 뒤 ‘두 사람 모두 임기만 마치고 정계에서 물러나라’는 해법을 제시하며 글을 마쳤다.

글쓴이는 노 시장은 시장으로서 대의적인 활동을 못하고 소인배적 옹졸함으로 편 갈라치기 행보를 하고 있고, 소 의원은 무능함으로 온갖 모욕과 멸시를 당하면서도 밥상머리(순천시·시장의 업적) 언저리에서 서성이며 숟가락을 올리려 한다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었다. 

전남 순천의 한 시민이 순천시장과 지역출신 국회의원 사이에 불편한 관계를 담은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쓴이는 노 시장은 시장으로서 대의적인 활동을 못하고 소인배적 옹졸함으로 편 갈라치기 행보를 하고 있고, 서 의원은 무능함으로 온갖 모욕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밥상머리(순천시·시장의 업적)에서 서성거리며 숟가락을 올리려 한다고 꿰뚫었다. 노관규 순천시장(왼쪽)과 소병철 국회의원 (가나다 순) ⓒ페이스북 캡쳐
전남 순천의 한 시민이 순천시장과 지역출신 국회의원 사이에 불편한 관계를 담은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쓴이는 노 시장은 시장으로서 대의적인 활동을 못하고 소인배적 옹졸함으로 편 갈라치기 행보를 하고 있고, 서 의원은 무능함으로 온갖 모욕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밥상머리(순천시·시장의 업적)에서 서성거리며 숟가락을 올리려 한다고 꿰뚫었다. 노관규 순천시장(왼쪽)과 소병철 국회의원 (가나다 순) ⓒ페이스북 캡쳐

‘옹졸함 극치’ 노관규 vs ‘숟가락 정치’ 소병철

순천에서 개인사업하며 SNS활동을 하는 정순종(61·순천시 신대지구)씨는 6일 ‘날만 새면 싸우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단상1’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노관규 순천시장과 소병철 국회의원이 시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벌이고 있는 사적인 감정싸움 모습을 비판했다. 

정씨는 “옹졸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숟가락 운운하며 옹졸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이나 숟가락 들고 오지 말라는데도 온갖 모욕과 멸시를 받으면서 밥상머리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소병철 국회의원이나 지각있는 시민들이 보기에는 오십보백보, 그놈이 그놈, 도토리 키재기, 그 나물에 그 밥, 도긴개긴이라 생각한다”고 질책했다. 

이는 최근 시정 현안인 경전선 우회노선 개설과 정원박람회 개최 준비가 마무리 단게에 접어든 가운데 불거진 ‘젓가락·숟가락 정치’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 시장은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젓가락 정치로 될 일도 안 될까봐 한 말씀드린다”며 “경전선·정원박람회 잘 풀어가고 있으니 다음 선거 때문에 필요하면 젓가락을 올리십시오. 내용도 모르고 여기저기서 숟가락까지 올리며 참견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썼다.  

3.1절 행사장에서 벌어진 국회의원 축사 패싱 논란도 소환됐다. 정씨는 “건국 초기 혼란했던 제헌국회 시절과 군사정부 시절에도 없었다”며 “백주 대낮에 시민들이 뻔히 보는 거룩한 삼일절 행사장에서 각자의 지지자들을 볼모로 이토록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적은, 이 두 분외에는 아직까지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낙안3·1독립운동 기념탑광장에서 열린 3·1절 행사에서 벌어진 사연은 이렇다. 지역 국회의원을 소개하는 식순이 누락(?)되고 행사가 다 끝나 노 시장과 기관단체장 등이 행사장을 빠져 나간 가운데 뒤늦게 마이크를 잡은 소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시민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엔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며 행사를 주최한 순천시(노관규 시장)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밭솥도 아닌 숟가락 갖고 싸운 경우는 황건적이 날뛰던 춘추전국시대에는 물론 세계사의 동서고금에도 없었다”며 “도대체 우리 순천시민들이 무슨 죄를 얼마나 지었길래 날만 새면 두 분이 싸우는 모습을 봐야 한단 말입니까”고 반문하며 시민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는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두 분 다 옳고 그름을 떠나 법이 정한 임기까지는 마치고, 제발 시민들 걱정 말고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다”며 “못 볼 꼴 안 보는 게 마음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고 해법을 제시하며 글을 마무리 했다. 

 

‘검사선배’ 소병철 vs ‘정치선배’ 노관규…어쩌다 앙숙 됐나 

지역정가에선 두 사람 사이를 사사건건 충돌하는 ‘견원지간’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두 사람은 의외로 공통점도 많다. 우선 두 사람 다 검사출신의 정치인이다. 소 의원은 노 시장의 9년 위 ‘검사 선배’다. 대검 중수부 검사를 거친 노 시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기로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해 20년째 정치를 하고 있다. 정치 신인인 소 의원에게는 ‘정치 선배’인 셈이다. 

반면 ‘현 민주당’과 ‘전 민주당’, ‘서울대 법대’와 ‘고졸·구로공단’ 등 차이점도 많다. 3년 전, 21대 총선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선거구에서 맞붙어 더불어민주당의 소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노 시장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당시 소 후보의 중앙당 전략공천에 반발한 노 후보가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이때부터 소 의원을 바라보는 노 시장의 속이 뒤집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 시장은 16대·17대 총선에서 연이어 낙선하고 민선 4·5기 순천시장을 역임했다. 19대·20·21대에서 또다시 도전장을 냈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노 시장으로선 21대 총선이 정치지형 상으로나 공천 가능성 측면에서 국회 입성의 절호의 기회였는데 결과적으로 소 의원 때문에 놓친 셈이어서 이 시기부터 구원(舊怨)이 쌓이기 시작했을 것으로 지역정가는 봤다. 

순천의 한 정치권 인사는 “순천시민이 선택한 노관규 시장과 소병철 의원은 모두 시민들을 위해 일하고 소통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들 정치인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난 앙숙처럼 정치를 하고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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