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의 與전대 ‘관전포인트 셋’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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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결선투표 갈까 ② 2위는 누구 ③ 尹대통령의 한 마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격전의 날이 밝았다. 8일 오후 4시45분께 발표될 당권 레이스 성적표를 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 발표 직전까지 후보 간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지며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린 분위기다.

판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강을 달렸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과반 득표에 성공해 이날 당권을 쥐게 될지, 안철수‧천하람 등 비윤(비윤석열)계 후보가 돌풍을 일으켜 결선투표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날 참석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은 또 어떤 메시지를 낼까. 운명의 날이 밝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월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尹心 지원사격’에도…결선투표 가면 金 리더십 ‘내상’

일찌감치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는 ‘결선투표’가 꼽혀왔다. 결선투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장치다. 과반 득표에 성공한 당 대표 주자가 없을 경우 1‧2위 간 재대결이 펼쳐진다.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당권은 이날이 아닌 오는 12일에 최종 판가름 난다.

현재로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이상의 지지율로 1강을 굳힌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다만 결선투표 저지의 핵심인 김 후보의 과반 득표는 장담할 수 없다. 김 후보가 전대 막판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에 정중앙에 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혹을 두고 경쟁자인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심각한 결격 사유”라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당대회 이후라도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대여 공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당 당 대표 후보가 대여공세에 나서겠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 후보가 당권을 쥐게 되더라도 한동안 내홍이 불가피한 셈이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김 후보 리더십에 대한 회의감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친윤석열)계의 노골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는데도 과반 득표를 못 했다는 건 김 후보 자질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향후 ‘김기현호(號)’에 탄력이 붙기 위해선 아슬아슬하지도 않은 압도적 과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단톡방 김기현 지지' 논란 관련 공동회견을 하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단톡방 김기현 지지' 논란 관련 공동회견을 하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천풍’이냐 돌아온 ‘안풍’이냐…2위 싸움도 치열

만약 결선투표가 진행된다면 어떤 후보가 2위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현재 당원 대상 여론조사 상으론 안 후보가 유력해보이지만, 천 후보 측은 “당연히 2위는 천하람”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천 후보는 지난 윤리위 중징계 국면에서 독보적 비윤계로 발돋움 한 이준석 전 대표의 집중 지원을 받고 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용태‧허은아 후보와 청년최고위원 이기태 후보까지 포함이다. 이들은 ‘반(反)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표심이 결집해 ‘실버크로스(2위 간 역전 현상)’가 일어났다는 입장이다.

실제 천 후보가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한다면 정치권에선 한동안 ‘천하람 돌풍’이 회자될 전망이다. 천 후보는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0선의 30대 정치인이다. 최종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결선투표에 진출한 것만으로 정치적 존재감이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9월 징계 국면으로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퇴출됐던 이 전 대표도 정치적 재기의 길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천 후보든 안 후보든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관건은 후보 간 ‘연대’가 꼽힌다. 만약 2위 후보에 탈락한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한 표심이 쏠린다면 역전의 가능성이 열려서다. 안 후보가 전날 황 후보의 손을 잡은 것도 연대를 노린 포석으로 해석됐다. 두 사람의 지지 기반은 개혁 보수와 극보수층으로 정반대이지만, 안 후보로선 적어도 황 후보 표가 1강인 김 후보로 이동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일부터 나흘 간 진행된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이 55.10%(83만7236명 중 46만1313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변수다. 현재까지 공표된 국민의힘 당원 대상 여론조사는 주로 200~500명 안팎의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실제 결과가 예측치에서 상당히 벗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후보들은 역대 최고치의 투표율이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 연합뉴스

‘대통령실 개입’ 논란 속 尹대통령 등판…무슨 메시지 낼까

전당대회 도중 눈여겨 볼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의 ‘등판’이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에 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일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3~7분가량 축사를 한다. 당권 레이스 중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으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졌던 것을 고려해 메시지의 핵심은 ‘원 팀’이 될 것이라고 한다. 7년 전 당시 박 전 대통령은 15분가량 축사를 한 뒤 전당대회장을 크게 한 바퀴 걸으며 당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당대회 투표는 전날까지만 이뤄졌다. 이 탓에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가 표심의 직접적 변수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의 ‘등장 예고’ 자체가 표심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방향은 미지수다.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윤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당원들의 표심을 결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 반면, 비윤계는 오히려 반윤핵관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당대회 최종 결과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당 지도부는 100% 책임당원 투표로 선출하고, 당 대표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이날 결선 진출자 2명만 발표된다. 최고위원 4명과 청년최고위원 1명은 결선투표 없이 이날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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