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윤경림 배임 의혹, 고발 하루 만에 서울중앙지검 공조부 배당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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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이권 카르텔 근절’ 윤석열 정부 기조 역행 괘씸죄?
검찰이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구현모 KT 대표와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구 대표와 윤 사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앞서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은 지난 7일 구 대표와 윤 사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 접수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셈이다.

정의로운사람들은 검찰에 △KDFS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구현모 대표의 쌍둥이 형 구준모씨에 대한 불법 지원 △KT 소유 호텔과 관련한 정치권 결탁 △KT 사외이사에 대한 향응과 접대 등 4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고발장 내용 외에도 구 대표와 윤 사장을 둘러싼 의혹 전반을 수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KT 전직 고위 임원들에 대해 부당하게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KT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대비해 구 대표 관련 자료를 삭제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례적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KT가 정부의 ‘괘씸죄’를 샀다는 분석이 나온다. KT가 기득권·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 여권 반대에도 구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한 점을 두고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며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한 정부의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앞서 대통령실도 지난 2일 KT 차기 대표이사 인선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 중심의 시장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면접 대상자 4명을 모두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한 것을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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