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수사로 인한 죽음…정쟁 도구로 활용 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전아무개씨의 사망과 관련해 “검찰의 미친 칼질을 멈추라”고 격정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10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어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발언 도중 여러 차례 말을 멈추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고, 그야말로 본인뿐 아니라 그 주변까지 먼지 털 듯 탈탈 털리고 있다”며 “검찰은 이분을 수사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 분 반복적으로 검찰에 수사 받았다. 그리고 검찰 압박 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검찰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되면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죽거나 조작에 의해 감옥을 간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의 수사 방식은 사냥’이라는 모 검사의 말을 소개하며 “목표물을 정하고 목표물이 잡힐 때까진 사냥이 멈추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검찰 특수부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나. 없는 사실을 조작해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분도 검찰은 수사한 일 없다고 오리발을 내고 있지만 제 구속영장에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며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6시40분께 성남시 수정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아무개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전씨는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모친상 조문과 관련해 여러 차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심경에 변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이 수사 중인 이 대표 혐의와 관련해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5번째다. 2021년 12월10일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 선택으로 사망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1월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26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 배아무개씨의 지인인 40대가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