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사퇴’ 초강수에도 유탄 맞는 키움증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5.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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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12거래일 만에 주가 반등했지만 보이콧 여론 확산
오너 리스크에 당국 조사까지…CFD 계좌 개설 중단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이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연합뉴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진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최근 증권가를 휘감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전격 사퇴를 결정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오너 리스크에 금융당국 조사까지 받게 된 키움증권은 여론 악화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날 9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2700원(3.03%) 상승했다. 키움증권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건 지난달 18일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키움증권 주가가 소폭 오름세로 전환한 것은 김익래 회장이 연휴를 앞둔 지난 4일 오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가 조작이나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감대금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전격 사퇴’라는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여론 악화라는 유탄을 맞는 모습이다. 주식카페나 포털 종목토론 게시판 등에선 이미 키움증권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증권회사의 수장으로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가족 계좌 모두 타 증권사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와 법조계에선 김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4월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56%)를 시간외대량매매로 팔아 60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후 24일부터 다우데이타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쳐 1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시장에선 김 회장이 폭락을 미리 감지하고 하한가 직전 일부를 현금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 하한가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라덕연 H투자자문회사 대표와 관련된 이른바 ‘주가조작단’ 일당 중 한 명이 김 회장 아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투자를 유인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주가조작 수사 대상자로 출국 금지된 A씨는 자신이 김 전 회장의 사위와 키움그룹 입사 동기란 점을 강조하거나, 키움 사내체육대회에선 김 전 회장의 아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키움증권은 이날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CFD(차액결제거래) 계좌 개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키움증권 측은 주가 조작 의혹에도 CFD 거래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오너리스크가 확산하고 대규모 미수채권까지 떠안게 되자 결국 CFD 계좌 개설 중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의 조사도 받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키움증권이 CFD 반대매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와 CFD 관련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과 규정 준수 여부,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가능성 등을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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