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개최되는 ‘제 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기로 했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5·18 발언 논란’ 이후 호남 민심이 차게 식은 가운데 김기현호의 ‘서진(西進) 전략’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통합 행보로 국민의힘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이어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의원 모두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작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이준석 전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한 바 있다. 소속 의원과 지도부 전원이 5‧18에 광주를 찾은 건 우리나라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였다.
이 전 대표에 이어 취임한 김기현 대표도 ‘지역 구도 타파’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 2월16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호남연설회에서도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성으로 동서통합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북 전주에서 열었다.
다만 김 대표의 호남행(行)이 당장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5·18 발언 논란’ 이후 호남 민심이 차게 식은 탓이다.
김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의 예배에 참석해 “표 얻으려고 하면 조상묘도 파는 게 정치인”이라며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김 최고위원이 광주를 찾아 사과했지만, 5‧18 유족은 “진정성이 없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김기현 지도부의 호남 공략이 ‘수습형 서진 정책’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는 “이 전 대표의 정책과 결이 맞아 보이는 정책을 통해 호남의 소구력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이준석 따라 하기’ 방식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라고 혹평했다.
신 대표는 “5·18 기념일에 의원 전원이 참석하고 최고위원회의를 전주에서 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막말을 한 김 최고위원부터 윤리위원회를 열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처받은 호남인들을 먼저 어루만진 후 이런 행보를 해야 진정성을 인정 받는다”며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이율배반적이란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