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바론차, 스트레스 줄이고 심혈관질환 위험도 낮춰준다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6 12:05
  • 호수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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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녹차·우롱차·홍차 등 GABA 풍부하게 함유 
혈압 조절·신경 보호·소화 기능 등 다양한 효과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아미노산(GABA)이 있다. 이 물질이 풍부한 차를 ‘가바론차’라고 부르는데, GABA가 풍부하게 함유된 차는 보이차·녹차·우롱차·홍차 등이다. 이 물질의 대표적인 효능은 불안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다. 항산화 효과도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보이차 등 여러 차에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카테킨·플라보노이드)이 풍부한데, GABA가 풍부한 차는 이들 차보다 항산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산화 성분은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암과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다른 유익한 효과는 혈압 조절이다. GABA는 혈관을 이완시키고 확장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알도스테론) 분비를 감소시킨다. 그 밖에도 불안을 줄이는 GABA의 역할은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보이차를 포함해 GABA가 풍부한 차는 수면의 지속 시간과 질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ABA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통해 체중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렙틴·그렐린·신경펩티드 Y와 같은 식욕·포만감 및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여러 호르몬 조절에 관여해 체중 조절에 기여한다. 

차를 통해 GABA를 섭취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득 중 하나는 신경 보호 효과다. GABA가 풍부하게 함유된 보이차는 항산화 효과, 항염증 효과, 세포 신호 전달 경로 조절과 같은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신경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또 신경 염증을 줄여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차를 마시면 소화 기능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 또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보이차 같은 경우 우리 몸에 유익한 박테리아(비피도 박테리아·락토바실러스)의 성장을 촉진해 장내 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박테리아는 장 건강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며 단쇄 지방산 생성을 증가시킨다. 단쇄 지방산은 장 장벽의 기능을 유지하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며, 장의 운동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결국 소화기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 장운동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혈관활성 장 펩타이드)을 조절하는 데도 이바지한다. 

ⓒ시사저널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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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등 약물, 가바론차와 충돌할 수도 

이처럼 GABA가 풍부한 차의 건강상 다양한 이점이 보고되고 있음에도 경구용 GABA 섭취가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몇 가지 논란이 있다. 우선 흡수가 잘 안된다는 문제가 있다. 경구로 섭취한 GABA가 중추신경계로 흡수되는 것을 혈관-뇌-장벽(BBB)이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리포소말 형태나 차 형태 또는 GABA를 강화한 제품은 체내 흡수율을 상승시키거나 생체 이용률을 더 촉진할 수 있다. 특히 보이차 같은 발효식품의 GABA는 혈관-뇌-장벽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또 다른 논란 중 하나는 다른 약물과의 충돌 가능성이다. GABA가 풍부한 차의 경우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벤조디아제핀 및 항우울제)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GABA가 풍부한 차를 마시기 전이나 특정 약물을 새롭게 복용할 때는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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