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는 옹졸” 홍준표, 이재명 만나 김기현 ‘디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0 15: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이재명, 尹 1년 당일 대구시청서 회동
洪, 대통령실 향해서도 “정치 잘 모르는 사람 대부분”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시청을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시청을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정부 취임 1년을 맞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이날 홍 시장은 대구시청에서 이 대표를 접견해 덕담을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의 원로이시니 중앙당에도 말씀을 잘 해 달라”는 이 대표의 요청에 “이야기는 하는데 당 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 좀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잖나”며 김기현 대표를 겨냥했다.

지난 달 13일 김 대표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 당 지도부를 과하게 공격한 탓으로 해석됐다. 이에 홍 시장은 김 대표를 향해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며 “옹졸하다”고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홍 시장은 나아가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이어갔다. 홍 시장은 이 대표와의 대화 중 “민주당이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된다”면서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당의 ‘돈 봉투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당의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홍 시장은 “민주당이 현안을 처리하는 게 속도감 있고 아주 빠르다”면서 “문제되는 사람들이 즉각즉각 탈당해서 당의 부담을 덜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 번 국민의힘을 ‘디스’했다. 홍 시장은 “그런데 우리 당은 그렇게(탈당)을 안 한다”며 “(내가) 거의 30여 년 당에 있었는데 우리 당은 잘못하고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 협치가 실종된 정치권을 향해서도 일갈했다. 홍 시장은 “우리가 정책을 비판하고 논쟁하는 건 할 수 있는데, 인격을 폄하하면 그때부터 정상적인 논평이 안 된다”며 “DJ(김대중) 시절이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엔 여야가 상임위에서 싸워도 끝나고 나면 바로 여의도 포장마차 가서다 풀었는데 지금 여야 관계에 그런 풍토가 없어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이 대표가 “당에 그런 말을 해 달라”고 하자 홍 시장은 여러 차례 “(김기현) 당 대표가 옹졸하다”고 저격했다.

홍 시장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을 향해서도 “간호법 같은 경우, 민주당이 어느 진영을 위해 전력으로 힘을 쏟는 건 민주당스럽지 않은 것이다. 어느 한 직역의 편을 들어버리면 당 입장도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일침했다.

연신 미소를 지으며 홍 시장의 말을 듣던 이 대표는 “대구 물이 좋은지 (홍 시장) 얼굴이 아주 좋아진 것 같다. 시장님께서 리더십이 탁월하셔서 대구가 활기를 띤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홍 시장도 “대구시청이 생기고 민주당 대표가 방문한 건 이 대표가 처음”이라며 “(대구 군공항 이전 특별법) 통과를 민주당에서도 도와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홍 시장과 만난 이 대표는 이후 경남 양산으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