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러 신흥재벌 돈 몰수해 우크라 재건비로 송금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5.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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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반군 ‘돈줄’ 미디어 재벌로부터 530만 달러 몰수 진행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의 모습 ⓒ AP=연합뉴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의 모습 ⓒ A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로부터 몰수한 자산 수백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쓰도록 국무부로 이전했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법무부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제재 위반으로 몰수한 자금을 처음으로 이전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관련법에 따라 법무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의 자산을 몰수해 이를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 복구에 사용하도록 국무부로 이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법무부가 이번에 이전한 자금은 러시아 미디어 재벌이자 우크라이나 침공의 ‘치어리더’로 알려진 콘스탄틴 말로페예프의 자산이다. 법무부는 미국 금융기관 두 곳으로부터 말로페예프의 자산을 몰수했다.

말로페예프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점령한 도네츠크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4월 말로페예프를 제재 위반 및 사이버 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그의 은행 계좌에서 530만 달러를 몰수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지난 2월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해당 자금을 송금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9일 관련 조치가 완료됐다.

갈런드 장관은 성명에서 “몰수한 러시아 자산은 국무부로 이관돼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미국이 몰수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쓰도록 처음 이전한 것으로, (이런 조치는) 앞으로 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세계은행,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올해 3월 평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 비용은 최소 4110억 달러(약 54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는 대러시아 제재를 통해 압류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비에 보태자는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주도의 다국적 대러 제재 기관인 REPO(러시아 엘리트·대리인·올리가르히 태스크포스)는 지난해 REPO가 동결한 러시아인의 자산 규모가 580억 달러(약 76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금을 몰수해 재건비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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