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외 ‘코인 의원’ 또 있다?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2 22: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金, 코인 부자”…논란 전 민주당 내 소문 파다
코인업계 ‘로비설’에 전수조사 필요성 대두
2023년 4월26일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실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3년 4월26일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실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인으로 재산을 불린 의원이 또 있을까. 정치권에선 이른바 ‘김남국 코인’ 사태가 터진 후 이같은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가상화폐 업계 일각에선 코인의 제도권 진입을 위해 입법‧행정부 출신들의 영입 및 ‘코인 로비’를 시도했었다는 전언도 들린다.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코인 보유 현황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코인을 차명계정으로 관리할 수 있어 조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인 논란’ 전까지 김 의원은 ‘부자’와는 거리가 먼 정치인이었다. 오히려 김 의원의 이미지는 자린고비에 가까웠다. 실제 김 의원은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방송에 나오거나, 아버지가 물려준 차를 20만㎞ 넘게 탔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20억원 가까운 재산을 소유한 재력가로, 막대한 양의 코인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동료 의원들이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났다. 앞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저는 김 의원이 이렇게 코인을 갖고 있는 줄 몰랐지만, 현재 코인은 정식 자산이 아니기에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이 아닌 것 아닌가”라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그러나 장 최고위원의 주장과 달리 이미 2년 전부터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의원이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1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2021년 8월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장에서 장 최고위원이 동료 의원에게 “저는 1억 모았지만 남국이 형은 10억 넘게 재산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의원이 장 최고위원에게 ‘주식으로?’라고 되묻자 장 최고위원은 “아니 비트코인”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선 김 의원 외 코인에서 수익을 낸 뒤 현금화했거나, 코인을 보유한 의원들이 더 있을 수 있단 추측도 나온다. 실제 문재인 정부 당시 코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자 가상화폐 거래소 및 코인 상장을 준비하던 업체 대관담당자들이 입법부 및 행정부에 관련 로비를 벌였다는 후문도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화폐 관련 한 관계자는 “2021년 전후로 ‘코인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니 업계에선 ‘의원들이 아무 것도 모르고 여론에 휩쓸린다’는 불만이 확산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관 담당자 중에선 ‘일단 시식을 시켜줘야 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코인 투자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어야 (코인 업계에) 불리한 입법을 막을 수 있단 것”이라며 “실제 그런(코인 무상지급 등)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의원들을 많이 만나려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실제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코인’ 국회 입법 로비가 있었으며 자신은 모두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정치권에선 ‘코인 보유 실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김진표 의장은 여야 가리지 않고 국회 차원에서 재산신고에 누락된 코인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지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상화폐 업계 일각에선 전수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소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차명 계좌 코인 거래’ 등을 시도했다면 이를 적발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에서다. 한편에선 김 의원 외 코인을 보유한 의원이 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의견도 있다. 높은 가상자산 지식과 오랜 투자 경험이 있는 ‘코인꾼’이 아닌 이상 의정활동과 더불어 코인 거래를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수익까지 거두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