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빈부격차에 분노 쌓여” 흉기난동 속출하는 中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5.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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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24명 사망…코로나19 여파 영세업자 줄도산·실업률 치솟아
중국 베이징의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모습 ⓒ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모습 ⓒ AFP=연합뉴스

최근 중국에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 이달 들어서만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지속된 엄격한 방역 통제와 경제 침체로 삶이 팍팍해지면서 억눌렸던 분노의 표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산시(山西)성 싱현에서 20대 남성이 집안의 반대로 헤어진 전 여자친구의 시댁을 찾아가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차량을 몰고 달아나다 경찰관과 행인을 치어 모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지난 11일 새벽에는 랴오닝성 둥강에서 60대 농민이 마을을 돌며 흉기를 휘두른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려다 이를 거부하는 택시기사와 행인들을 찔러 1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범인은 촌 서기가 자기 친척에게 유리하게 농지 사용권을 배분한 데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이달 1일에는 산시(山西)성 딩상현에서 30대 남성이 마을 촌장의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체포됐다. 2년간 옥살이를 하고 최근 만기 출소한 그는 마을 토지와 자금 분배를 놓고 갈등을 빚던 촌장이 누명을 씌워 억울하게 감옥에 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로 경제적 타격이 컸던 데다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에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며 쌓인 분노가 사소한 일에 표출됐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5.3%를 기록했고,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19.6%에 달했다. 구직난에 많은 대학생은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농민공들이 대거 귀향했고 영세업자들은 줄도산했지만, 중국은 그동안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생계 보조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작년 가계 저축은 17조8400억 위안(약 3415조원)이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9조9000억 위안(약 1896조원)이 더 늘었다.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졌지만 고소득자들은 여윳돈으로 저축을 늘리며 불황에 대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10여 년 전에도 빈부 격차 확대 등에 따른 사회 불만이 폭발하면서 ‘묻지마 살인’이 빈발해 사회 문제가 된 바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빈부 격차 문제 해소를 위해 배분에 무게를 두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침체한 경제 회복에 방점을 두면서 공동부유의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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