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캡사이신 분사, 강경진압 아냐”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3.05.3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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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에 대해 경찰로서의 대응 역할하겠다는 게 원칙”
살수차 재도입 두고는 “차차 시간두고 말씀 드릴 것”
31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경비 대책회의를에 참석하기 전 이날 열리는 집회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경비 대책회의를에 참석하기 전 이날 열리는 집회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31일 예고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를 두고 캡사이신 분사 등의 대응 가능성을 예고했다.

윤 청장은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리는 경비대책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집회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자유를 볼모로 관행적으로 자행된 불법에 대해 경찰로서 해야 할 역할을 주저없이 당당하게 하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부득이하게 캡사이신을 사용해야 한다면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르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캡사이신 대응은 지난 2017년 3월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이후 6년 만이다.

윤 청장은 경찰의 캡사이신 대응을 두고 일각에서 강경진압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전날 경찰은 민주노총의 대규모 도심 집회 과정에서 집회 및 행진 시간이 지났는데도 해산하지 않고 불법집회를 강행하거나 집단 노숙형태의 불법집회를 이어가며 시민불편을 야기할 경우 해산조치와 캡사이신 사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청장은 저녁 집회 해산 기준을 두고 “신고 시간을 초과하고 과도한 교통체증을 야기하며 차로를 점거하는 등의 불법 집회를 해산한다는 방침”이라며 살수차 재도입 여부에 대해선 “차차 시간을 두고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세종교차로에서 시청교차로에 이르는 전 구간에서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집회에는 약 2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에도 대구, 충남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약 1만50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정부가 노조의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해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경찰은 전국 임시편성부대를 비롯해 120여 개의 경찰부대를 배치한다. 경찰은 집회가 불법집회로 변질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해산 조치할 예정이며, 폭력사태가 발생할 경우 캡사이신 분사를 활용한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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