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단, 현장까지 가놓고 ‘오염수 시료’ 채취 안 했다…왜?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5.3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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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공 시료로 IAEA·원자력기술원 분석 맡겨…시료 신뢰성 지적도
시찰단 “현장서 시료 채취 과정 확실히 검증…장기간 모니터링 계획”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등 일본 현지에서 진행한 현장 시찰단 주요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등 일본 현지에서 진행한 현장 시찰단 주요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이 오염수 시료를 직접 채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이 제공한 시료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분석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 시찰단이 아닌 일본 측에서 제공한 시료의 신뢰성을 두고 의구심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유국희 전문가 현장시찰단장(원자력안전위원장)은 3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전문가 현장시찰단 주요 활동결과 발표’ 브리핑을 통해 “시찰에서 시료를 채취하지는 않았다”며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부분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직접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IAEA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2차 확증 모니터링(교차검증) 보고서 등 추가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IAEA를 통해 오염수 시료를 받아 이를 분석하고 있다. 유 단장은 “IAEA는 도쿄전력 원전 오염수의 시료를 권위 있는 기관에 맡겨 교차 분석을 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검증 프로그램은 IAEA가 진행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직접 분석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일본이 제공한 오염수 시료를 분석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유 단장은 “시료 채취는 도쿄 전력이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IAEA가 직접 가서 오염수를 뜰 수는 없다 보니 시료 채취 주체는 도쿄전력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IAEA가 주관해 시료를 채취한다”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우리 정부가 시료 채취 주체는 아니지만, 채취 과정을 직접 현장에서 검증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 등을 현장에서 검증했다”며 “도쿄전력이 시료에 대해 제공한 데이터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시료가 도착해 측정하는 단계 등에 대한 시연을 현장에서 단계별로 직접 보고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또 시찰단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후 매일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우리도 IAEA와의 검증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 단장은 “오염수 방류가 장기간 이뤄지는 것으로 장기간 모니터링 계획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국제 검증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시찰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1∼26일에 걸쳐 일본에서 진행한 현장 점검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시찰단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 처리 설비인 ALPS, 처리 후 오염수 측정·확인 시설인 ‘K4’ 탱크, 오염수 이송 설비, 희석 설비, 방출 설비, 중앙감시제어실 등을 점검해 장기간 언정적 운영 가능성을 중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외무성, 경제산업성, 도쿄전력, 원자력규제위원회(NRA)를 대상으로 질의응답도 진행한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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