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악성 미분양' 1000가구 넘어···1년 새 5배 급증
  •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sisa528@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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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강남’ 지칭 수성구 큰 폭 증가
건설사 자금 등 악재···“단기 해소 부정적”
대구 중구의 한 건설현장 모습 ⓒ시사저널 김성영
대구 중구의 한 건설현장 모습 (위 사진은 해당 기사의 특정 내용과 상관 없습니다.) ⓒ시사저널 김성영

대구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가 1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대구 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1017가구다. 지난 2013년 11월 1015가구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1000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4월 195가구였던 대구 준공 후 미분양은 1년 사이 5배 넘게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공사가 끝나 입주가 시작된 뒤에도 분양이 되지 못한 물량으로 ‘악성 미분양’으로도 불린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의 미분양 증가폭이 제일 컸다. 수성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671가구로 전체 65.9%를 차지했다. 이어 동구(133가구), 남구(79가구), 북구(47가구), 달서구(44가구) 등으로 증가폭이 컸다.

특히 대구의 일반 미분양 규모는 전국에서도 가장 많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4월 총 미분양 물량은 1만3028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해 9월 이후 8개월 째 1만 가구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 달보다는 171가구(1.3%) 줄어들긴 했지만 이는 일부 미분양 물량이 임대주택으로 전환 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대비 입주 물량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구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은 3만4419가구다. 이는 이 지역 적정 수요 1만1789가구보다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내년에는 2만1175가구, 내후년에도 1만192가구가 예정돼 있다.

부동산업계와 증권가 관계자들은 악성 미분양의 증가가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 상환과 공사대금 조달에 마이너스로 작용해 건설사들이 도산 등 경영의 연속성을 우려할 지경까지 몰릴 수 있다고 했다. 
 
유안타증권 신연화 연구원은 “2016년부터 지난 해까지 대구 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수요 대비 많았고, 지난 해 이후 분양된 아파트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면서 미분양이 급증했다”며 “이 문제가 해소되려면 금리, 매수심리, 분양가 등의 변화가 필요한데 당분간 지역의 주택 경기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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