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평산책방 카페 ‘일회용컵 사용’에…양산시, ‘과태료 처분’ 절차 진행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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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재활용촉진법 조항 사유로 절차 진행…경범죄 수위나 파급력 커”
책방 측 “관련 민원 직접 들어온 적 없어…과태료 처분 시 내부 논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월26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자신의 책방 '평산책방'에서 지지자 및 손님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월26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자신의 책방 '평산책방'에서 지지자 및 손님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 후 마련한 ‘평산책방’ 카페에서 내부 취식 이용객들에게 일회용품 컵을 제공한 정황이 알려져, 국민신문고에 민원신고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카페와 식당 내 일회용컵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시켰다. 양산시 관계 부서는 평산책방 측에 ‘과태료 처분’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일 시사저널의 취재를 종합하면, 양산시 자원순환과에선 최근 국민신문고에 들어온 ‘평산책방 카페 내 일회용품 용기 제공’ 신고와 관련해 ‘과태료 처분’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부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신문고 민원인이 올린 사유대로 과태료 처분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처분 확정은 아니고 예고가 돼있는 상태이며, 관련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태료 부과 통지서 발송 등 구체적인 일정도 담당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평산책방의 과태료 처분 사실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될 만큼 중범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주민들에게 문제가 되는 사항은 공개하도록 돼있는데, 이런 경범죄 수준의 사항까지 공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과태료 처분 후에도 일회용품을 또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면 가중처벌 대상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평산책방은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될 경우, 매장 내 음료 취식 컵을 다회용 컵으로 바꾸는 등 기본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행정지도만 해도 될 사항인 것 같은데, 일부 담당자들은 전임 대통령께서 운영하는 카페인만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과태료 처분’까지 고려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카페에서 환경 규제와 관련해 당연히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워낙 관심이 있는 사업장이다 보니 경범죄임에도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조금 우려가 들긴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평산책방 관계자는 이날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책방 측에 소비자나 시민들로부터 일회용품 사용 관련 민원이 직접 들어온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양산시의 ‘과태료 처분’ 대응이나 조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논의해서 진행할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지금도 카페 내 취식 시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냐’는 질문에도 “모든 질문에 답변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 누리꾼이 국민권익위 국민신문고에 올린 평산책방 카페 일회용품 사용 신고글 ⓒ커뮤니티 캡처본
한 누리꾼이 국민권익위 국민신문고에 올린 평산책방 카페 일회용품 사용 신고글 ⓒ커뮤니티 캡처본

앞서 누리꾼 A씨는 국민권익위 국민신문고에 ‘카페 내 일회용품 용기 제공 신고’라는 제목의 민원 글을 올리고 커뮤니티에 인증했다. 그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일회용품을 사용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한 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산마을 내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병과 플라스틱 빨대를 카페 내 취식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정황이 있으니 상기한 법률 위반으로 불시단속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신고인은 민원 글에 대한 국민신문고의 답변 내용도 함께 첨부했다. 이에 따르면, 국민신문고는 “귀하께서 신고하신 영업공간 내 1회용품 사용 행위에 대하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1회용품의 사용 억제 등)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하였다”며 “추가 설명이 필요하면 양산시청 주무 부서에 문의하라”고 전했다.

누리꾼들도 해당 글을 각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문재인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조명래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발언을 재소환하기도 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회용품 사용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 과정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일회용 플리스틱 컵과 물병을 대놓고 쓰다니, 지난 정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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