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지식산업지구 전체의 4% 땅에 경산시 운명이 달렸다”
  • 최관호 영남본부 기자 (sisa523@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1 15:05
  • 호수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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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현일 경북 경산시장 “대형 아웃렛 유치는 중견도시 도약의 첫 단추”

2020년 9월 경산시 1조200억원 규모 아웃렛 조성 양해각서 체결, 2021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 ‘불허’ 통보, 2022년 12월 경산시 개발계획 변경안 제출, 2023년 6월 산자부 자문위원회 개최. 경북 경산시 소재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대형 아웃렛 유치 문제로 지역이 소란하다.

민선 7기에 중앙정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사업에 민선 8기 조현일 시장이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3년 전 정부는 “해당 토지는 외국인 투자기업을 위한 산업용지이지 아웃렛을 유치하기 위한 땅이 아니다”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산시 새 수장으로 당선된 조 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먹거리 사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아웃렛 유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조 시장은 취임 후 시민 16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해 12월22일 산자부를 방문해 산업용지 일부를 유통상업용지로 변경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경산지식산업지구 내에 대형 아웃렛을 필사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시사저널은 6월5일 조현일 경산시장을 만나 아웃렛 유치 문제를 비롯한 취임 1주년 소회를 들었다.

ⓒ경산시 제공
ⓒ경산시 제공

“아웃렛 들어서면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

산자부의 불가 입장에도 아웃렛 유치를 재추진하고 있다.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대형 아웃렛 유치는 기업의 수도권 집중 가속화와 지역 청년을 포함한 유능한 인재의 유출을 막고 지역 기업의 경영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산자부의 용도변경 후 주거·문화·관광서비스업이 접목된 혁신성장 복합지구로 개발해야 한다. 첫 단추인 아웃렛 유치가 성공하면 경산지식산업지구 내의 적극적인 기업 투자유치로 인해 산업지구 분양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약 2000명의 고용 창출과 5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연간 5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또한 예상된다. 또 경산산업지구 내 기업 유치로 인해 인구 유입 및 지역 브랜드 상승 등의 효과로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 지금까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고, 또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해 아웃렛 유치를 위한 용도변경의 당위성과 함께 산자부가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 지역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서명서도 전달했다. 서명은 16만여 명의 경산 시민뿐만 아니라 경북도 내 시군 의장 및 자치단체장들도 함께 참여했다. 아웃렛 유치는 경산을 비롯해 대구·경북 지역 균형발전의 밑거름이니만큼 경북 도민 모두의 간절한 바람임을 해당 부처에 전달하고 협조를 구했다. 앞으로도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산 시민 모두의 염원이다. 잘될 것이라 믿는다.”

유통·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산업지구 일부를 용도변경해야 현재 분양 중인 지식산업지구도 탄력을 받고 나아가 도시 전체의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그림인가. 

“그렇다. 경산지식산업지구는 기계부품, 의료기기, 신소재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383만4000㎡ 규모로 개발·분양 중인 지역의 대역사다. 현재 1단계 부지는 90% 가까이 분양됐으나 2단계는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구인난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젊은 인력이 수도권으로 떠나기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따라서 경산지식산업지구의 성공 여부는 문화시설을 겸비한 대규모 아웃렛 유치가 관건이다. 정부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지식산업지구 총면적의 4% 정도인 15만4120㎡를 유통상업용지로 변경 신청했다. 경산지식산업지구 116만 평 중 4%인 4만6000평에 시의 운명이 달렸다. 이와 관련해 6월1일 산자부가 자문위원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안다. 진전된 조치로 생각하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2월16일 조현일 경산시장(가운데)이 2023 경산시 기업지원정책 설명회에서 ‘아웃렛은 경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농업 정책도 중요, 항상 농심에 귀 기울일 터”

산업도시로의 도약도 중요하지만 경산시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농민을 위한 정책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경산은 총 26만7500명 인구 중 8%를 차지하는 2만2243명이 농민이다.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경산은 현재 국내 1위 생산량을 자랑하는 묘목과 대추, 전국 2위의 복숭아 등 농산물이 주로 생산된다. 경산종묘산업특구 구축, 농산물안전분석센터 건립 등 농업 분야에 대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농철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위해 농촌 인력지원센터, 중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농번기에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진심으로 ‘농민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최대한 농심에 귀를 기울이며 다양한 농업 지원책을 통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경산에는 갓바위로 알려진 관봉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승격에 발맞춰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킬 방안이 있는지.

“이번 국립공원 승격으로 연간 약 450만 명이 팔공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산시에는 보물 제431호로 지정된 관봉석조여래좌상(갓바위)이 있다. 갓바위주차장 부근에는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 피크닉장과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향후 생태탐방원, 하늘전망대, 숲 체험시설, 탐방로 조성 등 인프라 구축도 검토할 예정이다. 덧붙이자면 팔공산 갓바위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관련 사업 및 운영에 지역주민을 직접 고용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이 이어지도록 하겠다.”

경북도의 ‘2022년 시군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겸해서 취임 1주년 소회가 있다면.

“모든 업무 수행 시 민원인의 입장에서 업무를 바라보고 내 부모, 내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한 결과 시군 평가 최우수상을 받은 것 같다. 1300여 명의 시청 직원이 합심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아웃렛 사업의 속도 저하, 경상북도 안전체험관 공모사업 불발 등 계획과 결과가 빗나갈 때마다 미흡함을 느끼며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시민 행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시정활동을 펼치며 모두가 행복한 경산을 반드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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