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운동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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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와 서울시·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운동장을 만든 이유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모두의 학교’에 조성한 ‘모두의 운동장’
신체 활동의 긍정성에 주목…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려

나이키가 계속 강조해오고 있는 단어는 ‘모두’다. 나이키가 운동선수만을 위한 브랜드가 아닌 모두의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모두의 학교’에 ‘모두의 운동장’을 만들었다. 성별, 연령, 신체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달리기 트랙, 농구 코트, 풋살장, 플레이 존 등을 다양하게 조성했다. 배드민턴 구장 배치나 러닝 트랙 조성은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시민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나이키·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만든 ‘모두의 운동장’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나이키·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만든 ‘모두의 운동장’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공공성을 지닌 스포츠 인프라를 확대하는 이유는 뭘까. 나이키는 건강한 신체 활동이 아이들의 자신감을 향상시켜 내재적 잠재력을 끌어내고, 긍정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다음 세대로 스포츠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아이들이 스포츠에 도전하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해왔다. 이런 투자는 기업에 당장 이득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키고,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활용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나이키가 같은 맥락에서 이어가는 프로그램이 ‘액티브 모두(Active Modoo)’다. 아이들에게 스포츠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놀이나 스포츠 등 신체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프로그램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코치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단체나 지역사회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인데, 액티브 모두는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은퇴한 여성 운동선수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 위밋업 스포츠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론칭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운영에 필요한 전체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학교와 정부와의 협력을 지원하고, 위밋업이 신체 활동 콘텐츠 개발과 코칭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맡았다. 특히 나이키는 남학생에 비해 신체 활동 참여율이 저조한 여학생들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여성 코치를 육성하는 일에도 주력해왔다. 지난해 10월11일에는 세계 소녀의 날을 기념해 걸즈 스포츠 세션을 따로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킴벌리 창 멘데스 나이키코리아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의 스포츠 장벽을 허물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더 많은 아이들을 스포츠와 놀이의 세계로 초대해 미래를 지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AD와 그라인드 프로그램을 통해 재생 소재로 만든 모두의 운동장 물품 보관함 ⓒ나이키 코리아

이번에 조성한 모두의 운동장도 그 일환이다. 더불어 강조한 것은 ‘환경’이라는 화두다. 나이키는 ‘RAD(Recycle and Donation)’ 프로그램을 2021년 한국에 도입한 이후 31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나이키가 최근 발간한 ‘2022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나이키 매장에서 수거한 옷과 신발이 30t(신발 21t, 의류 10t)이 넘는다.

회수된 제품은 그라인드라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통해 잘게 갈려 다양한 재생 소재로 변한다. 이 소재는 운동화, 매장 내 가구, 스포츠 코트나 놀이터 바닥재 등의 재료가 된다. 모두의 운동장에도 RAD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가 기부한 신발과 의류가 소재로 쓰였다. 의류는 섬유 판넬이 돼 물품 보관함으로 재탄생했고, 신발은 운동장의 하부 칩 소재로 활용됐다.

모두의 운동장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생애주기별 신체 활동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모두의 학교에서 운영되는 여름학기 프로그램에는 4050 여성들의 신체 활동 증진을 위한 ‘골 때리는 4050: 축구 편’과 초등학생을 위한 ‘액티브 모두: 여름학기 편’ 등이 있다. 이외에 나이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위밋업스포츠가 서울 성수와 잠실에서 운영하는 액티브 모두 프로그램도 신체 활동 세션에 참가할 아이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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