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싫지만 ‘친윤’도 싫다? ‘꽁꽁’ 얼어붙은 尹지지율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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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野 자책골’에도 지지율 정체…홍준표 “文과 비교해도 정상 아냐”
무당층 70%·중도층 60%, 尹대통령 부정평가…“뺄셈정치 말고 다 품어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늪’에 깊이 빠진 모양새다. 최근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 각종 ‘외교 이벤트’를 성사시켰다. 야당은 ‘코인 논란’과 ‘이래경 낙마’ 등 연이은 악재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거대양당에 회의감을 느낀 무당·중도층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을 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9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참모회의 도중 현지 신문을 살피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을 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9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참모회의 도중 현지 신문을 살피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30%대 늪’ 빠진 정부여당 지지율…與 내부서도 우려

7일까지 나온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그동안 상승세였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5월30일부터 6월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2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발표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9.8%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이 5월30일부터 6월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35%로 나타났다.

집권여당도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논란’은 물론, ‘선관위 특혜 채용’ 의혹도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과 연관 지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리얼미터의 동일 여론조사에서 39.4%로 나타났으며, 민주당(43.7%) 대비 열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에서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정체를 두고 각종 우려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5월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대통령 지지율은) 보통 이때 다른 대통령에 비교하면 정상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60% 정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혁신위원장 인사 참사’까지 터진 만큼 장기적으로는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생각만큼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확 오르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등 돌린 민심 이유 ‘친윤 일색’, ‘소통이미지 실종’ 거론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친윤(친윤석열)’ 인사만 포용하며 ‘뺄셈 정치’를 이어가는 점이 지지율 정체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은 물론, 자당 내 이준석·유승민 등 비윤(비윤석열) 인사들도 배척하는 모습이 문제라는 것이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5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보수가 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안철수, 유승민, 이준석을 지지하는 사람도 다양하게 세분화돼있다”며 “이 사람들을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발로 뻥 차버렸다”고 직격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계속 늘어나는 무당·중도층 민심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동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에서 윤 대통령을 부정 평가한 비율은 전주 대비 7.4%포인트나 증가한 70.3%로 나타났다. 반면 긍정 평가한 비율은 19.7%에 그쳤다. 중도층에서도 윤 대통령을 부정 평가한 비율은 59.9%에 달했다. 장성철 평론가는 “부정평가 층이 지속적으로 60% 내외이고, 특히 중도층에서는 항상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두 배 정도 높다”며 “자꾸 뺄셈 정치하면 안 된다. 우리 사람이라도 먼저 다 품에 안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경계경보 오발령’ 등 미숙한 행정 문제도 지지율 정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북한 미사일 관련 경계경보 오발령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민들이 공분했다. 이건 전문가들도 얘기하듯 진영 문제가 아닌 ‘상식적’으로 잘못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소통’ 이미지가 사라진 점이 지지율 정체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각종 국정과제 점검회의 생중계도 적고, 언론 소통의 접촉면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한 마디로 표현하면 ‘검사’스러운 이미지가 비호감도를 고착시키고 있다. 이것으로 인해 대통령 당선의 동력이 됐던 2030 남성 지지층이 확 줄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통령이 40% 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지율 가시밭길’이 이어질수록 내년 집권여당의 총선도 위기일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여론조사 수치로도 증명됐다. 한국갤럽의 동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해 49%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야당 승리론’이 우세한 것이다.

엄경영 소장은 “물론 총선은 당대당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서 대통령 지지율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수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너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으면 여당의 총선 향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의 응답률은 3.1%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의 응답률은 10.4%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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