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개최’ 무산된 퀴어퍼레이드, 을지로에서 열린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6.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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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존재 절대 숨기지 않겠다는 의미…안전 최우선”
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3 제24회 퀴어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양선우 조직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3 제24회 퀴어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양선우 조직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로 장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서울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내달 1일 서울 을지로2가 일대에서 개최된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기자회견을 통해 “2023년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을지로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서울광장을 포함한 서울 도심을 행진한다”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퍼레이드에만 5만 명 이상, 퀴어 영화제까지 포함하면 올해 축제엔 약 15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퍼레이드 참가자들의 경우 삼일대로에서 명동역을 거쳐 서울광장, 종각역을 지나 다시 삼일대로로 돌아올 예정이다.

조직위는 이번 장소 선정에 대해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혐오하는 일명 혐오세력의 맞불집회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15만 명이 참여하는 상황과 혐오 세력의 폭력이라는 위험 요소를 고려했다. 오가는 동선이 확보돼 고립되지 않으며 경사가 없는 평평한 도로인 을지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가희 집행위원은 “도심이 아닌 공원이나 경기장 등에서 행사를 진행해도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자긍심 행진의 의미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더 이상 절대 숨기지 않겠다는 것,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지켜보는 곳에서 우리를 드러내겠다는 것이기에 서울광장을 비롯한 주요 도로를 행진하는 경로를 선택했다”고 발언했어.

조직위는 지난 1일 서울경찰청 및 남대문·종로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완료한 바 있다. 이번 장소 선정을 위해 약 89시간 동안 64명의 시민이 경찰서 3곳에서 이른바 ‘무지개 줄서기’를 진행했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한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0~2021년(온라인 진행)을 제외하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진행돼 왔다.

다만 올해의 경우 서울시 열린광장 시민운영위원회가 같은 날 중복 사용신청이 접수된 기독교 관련 단체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 개최를 허용하면서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광장 개최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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