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성매매·도박…아들 문제로 맞붙은 김기현-이재명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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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 의혹·싱하이밍 발언 놓고 충돌…공개토론 성사 미지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9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9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로의 아들 의혹을 집중 난타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이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관계 복원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지만, 주말 새 가족을 겨냥한 설전을 주고받으며 원점으로 되돌아 간 모양새다.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여진도 이어지면서 여야의 공방이 격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의 아들이 암호화폐 관련 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며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들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벤처기업(언오픈드)에 직원으로 취업했다"며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주장을 내놓은 지 5개월 후 아들이 해당 기업에 취업했다며 야권에서 제기한 이해충돌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 대표 아들이 상습도박, 성매매를 한 것은 사실인가"라며 "이제는 이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맞불을 놨다. 이는 지난해 이 대표 장남이 상습 도박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이 대표는 SNS에 김 대표 아들이 코인업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을 공유하며 "김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저격했다. 해당 기사는 가상자산 업체 직원인 김 대표 아들이 거액의 업계 관련 주식을 보유한 정황이 있고, 김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주장해 이해충돌 소지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가상자산 투자 논란에 휩싸여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몰아붙였던 김 대표가 '공격수'를 자처할 만한 입장이 아니라며, 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이 대표도 공개적으로 "답하라"고 압박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김 대표가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자 "의혹을 제기받자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핵심은 김 대표와 아들이 가상자산을 보유했는지,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지, 또 김 대표가 가상자산 업계와 연관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와 가족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그동안의 거래 내역을 공개하면 끝날 일"이라고 역공했다. 

공개토론에 합의하고도 보름 넘게 방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김 대표와 이 대표가 자식 문제까지 꺼내 충돌하면서 토론이 불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공개토론이 성사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며 '네 탓' 공방을 벌여왔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김 대표가 자꾸 비공식적인 만남을 요청하고, 국민이 지켜보는 정책 대화는 미루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고, 김 대표는 "자꾸 대화는 안 하고 논쟁만 하자고 하니까 답답한 노릇"이라고 서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들 난타전과 동시에 양측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을 놓고도 정면 충돌했다. 

김 대표는 이틀 연속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모욕당하고도 항의조차 못 했다.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맹폭했다. 그는 "'중국몽'에 사로잡혀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굴욕적인 사대주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 대표의 예고된 참사"라면서 "고압적이고 고의적인 하대에 입도 벙긋하지 못한 채 저자세로 일관한 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됐다는 뜻인가"라고 이 대표의 '국익을 위한 협조' 발언을 비꼬았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 대표와 만찬 회동에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며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외교부는 전날 싱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중국도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며 맞불을 놓으면서 경색된 양국 관계 긴장이 한층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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