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시중은행 주담대보다 금리 높아져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6.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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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금리 하락이 주원인
“만기 30~50년 비중 86%, 월 상환부담 적어”
5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총 신청금액 36조7099억원 중 24조8677억원이 승인됐다. ⓒ연합뉴스
12일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시중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 연합뉴스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시중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역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출 당시 적용받은 금리가 만기 시점까지 이어진다. 때문에 출시 초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이용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12일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가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실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의 평균 금리는 연 4.26%로 산출됐다. 5개월째 동일한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종류별로 일반형의 평균 금리가 연 4.35%, 우대형은 연 4.18%를 보였다.

이는 한은이 집계한 지난 4월 기준 예금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수준인 연 4.19%를 웃돈다. 대출 실행일 기준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은행 고정형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은 특례보금자리론의 재원이 되는 주금공이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의 금리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주금공의 MBS 발행 금리는 지난 3∼4월 연 4.2% 정도를 보이다가, 5월 연 4.3% 내외, 6월 연 4.6% 수준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MBS 발행 금리보다 낮아지며 조달비용이 이자수익보다 많아지게 됐다. 역마진이 발생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내릴 여력이 사실상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 1월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현재 일반형은 연 4.15(10년)∼4.45%(50년), 우대형은 연 4.05(10년)∼4.35%(50년)다. 출시 이후 5개월째 금리 수준에 큰 변화가 없다. 월별 평균 금리를 보면, 2월 연 4.33%에서 3월 연 4.27%, 4월 연 4.26%, 5월 연 4.26% 등을 기록했다. 반면 예금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대출 금리는 지난 1월 연 4.41%에서 2월 연 4.46%로 상승했다가 3월 연 4.32%, 4월 연 4.19%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연 4.33%)는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연 4.46%)보다 0.13%포인트(p) 낮았다. 그러나 3월에 그 차이가 0.05%p로 좁혀지더니(특례보금자리론 4.27%, 은행 주담대 4.32%), 4월에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주담대 금리를 역전했다.

주금공은 이같은 금리 역전 현상에도 특례보금자리론의 만기 30∼50년 상품 비중이 86%에 이르는 순수 장기·고정 금리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만기가 길기 때문에 이용자가 부담하는 월 상환액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주금공 측은 "고정 금리 기간과 조달 비용 차이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대출 금리 수준만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1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평균 금리는 연 4.05%로, 5년 고정 금리 혼합형이 대부분인 시중은행 주담대의 연 4.42% 대비 0.37%p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비용 부담을 낮추고자 출시된 정책금융상품인 만큼 특례보금자리론도 최근의 시장 금리 하락세에 맞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승재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초기 돌풍을 일으키며 주택 시장의 연착륙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현재는 시중은행 상품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서민과 신혼 부부 등 주택 실수요층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상기한다면, 추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서민 주택 시장 안정화의 마중물이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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