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건강 악화…영업이익 34% 줄고, 이자비용 32% 늘었다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6.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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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이자보상배율, 지난해 반토막 수준
수출 부진 등 영향…대기업 영업이익 44.1%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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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612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들고 이자 비용은 3분의 1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1600여 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들고 이자 비용은 3분의 1가량 늘면서, 기업의 수익성·안정성 등 건강 상태가 전방적으로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중견기업 774개·중소기업 679개)의 지난해 재무 상황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조사 대상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12.1% 증가하며 2년 연속 순성장을 기록했지만 성장세는 분기를 거치며 둔화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2.7%, 60.8% 증가한 것과 달리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은 34.2%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44.1% 급감했고 중소기업은 3.1% 감소했다. 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은 9.2%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조사 대상기업의 총자산은 1년 전보다 6.5% 증가으나 같은 기간 총부채는 10.4% 증가해 총자산 증가 폭을 앞질렀다. 급격히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31.9% 증가해 1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5.1배로 전년(10.1배)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됐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하면서 기업의 안정성도 악화했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전년 대비 4.6%포인트 오른 77.5%를 나타냈다. 중견기업은 전년보다 6.2%포인트 오른 96.2%, 중소기업은 0.4%포인트 오른 44.5%로 집계됐다.

기업의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55.6%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7%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0.6회로 전년(11.7회)보다 하락했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이어진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 현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 회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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