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이냐, 초선이냐…벌써 열기 달아오르는 경주 금배지 향방
  • 이승표 영남본부 기자 (sisa540@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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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3선 전례 없어 '신기록' 관전 포인트
보수층 강세 속 진보 진영 결집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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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천타천 2024년 경주지역 총선 출마 예정자로 거론되는 인물들 (가나다 순) ⓒ시사저널  

경주시민은 왜 국회의원 3선을 허락하지 않았을까. 내년 4월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 기록을 깰 수 있을까. 국회의원 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주지역에서 자천타천 차기 총선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국민의힘 김석기(68) 현 의원과 이승환(64) 수원대 교수, 박병훈(59) 전 경북도의회 의원, 박진철(50) 변호사 등이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경주시당원협의회 한영태 위원장(59)이 유일하다.

역대 선거에서 나타나듯 경주는 ‘찐보수’ 지역이다. 199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이상두 후보 당선을 끝으로 민주당 계열이 선거비를 보전받는 15% 이상 득표를 한 예가 없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보수당 ‘공천’이 선거 결과에 절대적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경주시민들은 한 인물에게 3선을 허락하지 않았다. 1995년 제15대 이후 거의 30년간 보수성향 국회의원이 계속 당선됐지만 연속 3선은 없었다. 그나마 김일윤 전 의원이 13.15.16.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건너뛰기 4선이었다. 18~19대 정수성 전 의원은 재선으로 끝났다.

김석기 현 의원이 21대 선거에서 재선했지만 내년 선거는 김의원에게 ‘마의 벽’으로 불리는 3연임 돌파의 시험대 이기도 하다. 김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최초로 거부한 ‘진박’으로 통한다. 서울경찰청장과 오사카 총영사를 역임했으며, 재선을 앞둔 지난 21대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제외)라는 직격탄을 맞고도 당선됐다. 김석기 의원은 용산참사 논란, 선거공약 이행 등을 두고 지역사회의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68세라는 나이 또한 김 의원을 긴장케 하고 있다.

김석기 의원의 3선을 막겠다는 예비후보 경쟁도 치열하다. 먼저 군 장성(준장) 출신 이승환 교수가 있다. 그는 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 ROTC 1기로 육군본부 기무부대장과 국군기무사령부 방첩처장을 역임하고 현재 수원대학교(정치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역 후 곧장 학계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최근 ‘경주발전정책연구소’를 개설해 지역 현안을 챙기고 국가 안보에 정통한 군 장성출신이란 점과 초·중·고와 대학을 모두 경주에서 나온 ‘토박이’란 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박병훈 전 도의원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토박이론’를 앞세워 공천 경쟁에 합류했다는 평가다. 박 전 의원은 경주지역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인사로 고향을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캠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통합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경주지역 선거 때마다 여러 차례 국회의원과 시장 후보로 나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으나 당의 무효 결정으로 김석기 의원에 공천을 내줬던 이른바 비운의 ‘호떡 공천’ 당사자다.

박진철 변호사(사시 45회, 삼인행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도 하마평에 오른다. 경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와 법학대학원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했다. 지난 20대에 신인으로 출마했지만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바로 승복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대구 출신 신평 변호사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최근 중앙시장 네거리 인근에 ‘법 정책연구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주목된다. 야당에서는 한영태 더불어민주당 경주시당협위원장이 거론된다. 제8대 경주시의회 의원(초선)을 지낸 한 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주시장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그가 총선에 출마할 경우 반 국민의힘 정서를 가진 비판적 지지자들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오는 8월까지로 알려진 당협위원장 연임 여부가 출마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당원들의 설명이다. 진보진영은 1994년 민주당 이상두 후보 당선 전력이 있었던 점을 들어 내년 선거에서 결집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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