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 “팬데믹 시기가 배경…연기 내내 마음 아팠다”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6 13:05
  • 호수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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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사냥개들》로 K드라마 열풍 이어가는 배우 우도환

배우 우도환이 자신의 특기인 액션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40개국 톱10에 진입했으며, 넷플릭스 TV 부문(비영어)에서도 2위에 올랐다. 오랜만에 볼 만한 ‘액션+청춘’물이라는 평가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맨주먹만으로 무모하고 용감하게 불법 사채 세계와 맞서는 두 청년이 있다. 서민들의 고혈을 착취하는 이들의 만행에 참다못해 불합리한 세상을 향해 펀치를 날리는 이들, 《사냥개들》의 주인공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의 이야기다. 우도환은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가 된 이상이와 호흡을 맞춘다. 연기와 액션에 구멍이 없는 두 사람의 브로맨스 역시 관전 포인트다.

《사냥개들》은 뜨거운 에너지를 내뿜는 청춘 수사 액션으로 565만 명의 흥행 돌풍을 일으킨 《청년경찰》, 한국형 판타지 오컬트 《사자》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작이다. 김 감독은 “‘우’도환 ‘좌’상이가 캐릭터를 잘 잡아줬다. 저와의 호흡도 너무 좋아 흔들리지 않고 신나게 밀어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복싱을 기반으로 한 타격감 넘치는 통쾌한 액션은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K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듯 두 청춘배우의 완벽한 액션 케미 또한 기막히다. 김 감독은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드라마와 액션이다. 캐릭터에 맞는 액션이 우선이었고 액션을 통해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도환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게 된 것은 2016년 조의석 감독의 영화 《마스터》를 통해서다. 극 중 진 회장(이병헌)의 심복인 킬러 스냅백 역을 맡아 짧은 분량에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발휘했고, 이 영화로 해당 연도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김주환 감독의 《사자》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아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악의 강력한 배후인 검은 주교 지신으로 변신, ‘섹시 빌런’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19년 드라마 《나의 나라》로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해 아픔과 야심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2020년 김은숙 작가의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는 평행세계 속 1인 2역을 소화해 안방극장까지 접수했다. 그 외에도 《구해줘》 《조선 변호사》 등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개성으로 활발하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우도환은 영화 《사자》에 이어 김주환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한 셈이다.

연기만큼이나 단연 돋보이는 건 액션이었다. 《사냥개들》에서 우직하고 순수한 청년 복서 건우 역을 맡은 우도환은 모든 액션 신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명실상부 액션 스타로 거듭났다. 김주환 감독은 열과 성을 아끼지 않고 캐릭터에 몰입한 그를 향해 “우도환은 지금 활동하는 그 나잇대 남자배우 중 가장 액션을 잘한다”는 극찬을 남겼다. 강남의 한 카페에서 우도환을 직접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전역 후 첫 작품이다. 세계적으로도 반응이 좋은데 기분이 어떤가.

“다행이다. 걱정도 많았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마냥 좋다기보다는 안도하는 마음이 더 크다.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에게, 우리가 잘 견뎌냈고 마무리도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캐릭터를 소개해 달라.

“건우는 복싱 유망주고 평생을 열심히 산 친구다. 홀로 계신 어머니와 사는 소년 가장이기도 하다. 항상 밝고 차분하며 감정의 동요가 없는 착하고 좋은 마음을 가진 친구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성격의 소유자라 매력을 느꼈다. 각본을 읽으면서 권투 액션이라는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연기에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전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 드리려고 많이 고민했다. 건우를 떠올리면서 만들어갔던 건 약간 어눌하면서도 악의가 전혀 없는 착한 말투다. 의상이나 헤어는 과하지 않게 스타일링했다. 건우가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한 설정이라 빨간색 해병대 반바지, 반팔 티셔츠 등을 주로 입었다. 편한 옷 위주로 설정했다.”

무엇보다 복싱과 액션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선수 못지않은 완벽한 몸 상태로 화제가 됐다.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며 하루에 네 끼씩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고, 촬영 전후로 운동을 열심히 하며 10kg 정도 증량했다. 시리즈 속에서 점점 달라지는 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건우가 초반에는 복싱으로만 상대방을 제압하지만 나중에는 길거리 싸움을 하며 느낀 걸 복싱에 접목하게 된다. 건우의 성장에 따라 액션도 함께 달라진다.”

건우와 우진, 우도환과 이상이의 케미스트리도 관전 포인트다.

“우진은 건우에게 가족, 그리고 지켜야 하는 사람이다. 유일하게 건우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이상이 배우가 워낙 좋은 사람이어서 현장에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고, 지금은 더없이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다. 정말 친형제 이상으로 친했고 지금도 많이 의지하고 있다.”

이상이는 우도환과의 호흡에 대해 “우도환과 건우는 싱크로율 100%다. 우도환과는 약 8개월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전우애를 쌓았다. 지칠 법도 한데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하며 촬영에 임했다. 멋진 동생, 우도환과 또 작업하고 싶다”고 끈끈한 관계임을 밝혔다.

팬데믹 세태를 반영한 작품이다. 촬영하면서 어땠나.

“팬데믹 시국에 많은 분이 힘들어했던 부분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이 건우의 가족에게도 찾아온다. 그 힘든 상황을 악용하려는 자들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현실을 반영해 연기를 하다 보니 마음이 더 아팠던 것 같다. 팬데믹 시기가 배경이기 때문에 당연히 마스크를 쓰고 촬영했는데, 달리고 액션을 할 때 평소보다 더 숨이 많이 차올랐던 기억이 있다.”

김주환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이다.

“촬영 때마다 배우 한 명 한 명의 컨디션을 항상 체크하셨고, 액션이 많다 보니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쓰셨다. 최고의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고민도 많이 하고 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감독님 덕분에 작품이 잘 나온 것 같다. 때로는 친형 같고, 때로는 친한 친구 같은 분이다. 나에게 많은 도전을 하게 만들어준 감사한 분이다.”

 

앞서 《사냥개들》은 주연을 맡아 촬영 중이던 배우 김새론이 지난해 5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하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바 있다. 당시 김새론 촬영분이 마무리 단계였던 데다 배역 비중이 컸던 탓인지 이번에 공개된 《사냥개들》 완성본에서는 김새론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에게 너무 쉽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주연배우로 활약한 김새론의 음주운전 이슈를 접했을 때 어땠나.

“처음엔 믿지 않았다. 어안이 벙벙했다. 당시 6부까지 찍어둔 상황이라 다시 찍는다는 건 무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 작품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이다. 상이 형과 나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서로 굳게 다짐했다.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임하자고 했다. 현장에서 주연배우가 늘 하던 대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스태프도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나고 나니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 역시 배우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우리 책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락도 자주 하며 동생(김새론)을 조금 더 잘 챙겼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후회도 됐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늘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배우생활을 하고 싶다. 그래서 무명 시절부터 늘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액션도 배우 지망생 때 많이 다져놓은 것들이다. 그래서 결국 이런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은 역할, 작은 대사부터 잘 해내자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야 큰 역할이 왔을 때도 해낼 수 있다. 대충 하는 성격이 아니다. 앞으로도 초심 그대로 배우생활을 해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사냥개들》을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더없이 최고의 작품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시원시원한 액션과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 또한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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