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천하람에 ‘호남 회동’ 제안했지만 불발…이유는?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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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티타임도 양측 일정 탓 불발…千 “金측 노력, ‘연포탕’ 아직 아쉬워”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경쟁자였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왼쪽)과 김기현 대표 ⓒ시사저널·연합뉴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경쟁자였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왼쪽)과 김기현 대표 ⓒ시사저널·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측이 14일 호남을 방문하기 직전 당권 경쟁자였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에게 식사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회동은 천 위원장의 약속된 일정 탓에 불발됐다. 양측은 간단한 차담도 시도했으나 각자 일정 탓에 다음을 기약했다. 전당대회가 끝난 후 당내 비윤석열계와 거리를 뒀던 김 대표가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행보에 나설 지 주목된다.

천하람 위원장은 이날 김 대표와의 호남 일정 동행 직후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실에서 저한테 (김 대표와)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주셨는데 제가 일정이 안 되서 불발됐다”며 “오후에 티타임이라도 하려 했는데, 정책협의회도 이어지고 일정이 안 나와서 오늘은 그냥 기아차공장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정도로만 하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천 위원장은 해당 식사 제안이 김 대표와의 단독 대면이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아마 (보좌진들과) 따로 먹자는 취지였을 것 같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상의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차후 회동 여부에 대해선 “당장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며 “김 대표와 동행 중 직접 만났을 때도 ‘서울 여의도에 오면 밥 한번 먹어야지’라는 말만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당 대표와 당협위원장 사이라서 특별하게 못 만날 이유는 전혀 없다. 실제로 오늘도 뵙고 그랬기 때문에 향후 자연스럽게 (회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은 김 대표 측의 이날 회동 제안에 대해 “김 대표 측에서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도 대표 측에서 (먼저) 만나려고 노력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포탕을 오랫동안 끓이면 낙지가 질겨진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발언 함의에 대해 “연포탕이라는 말이 나온 지는 되게 오래됐다”며 “그런데 사실 우리 지도부가 당의 연포탕 운영과 관련해 어떤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었느냐를 보면 애매한 부분들도 있다. 그래서 연포탕이라는 말만 너무 지나치게 오래 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저랑 잠깐 행사에 동행하고 밥 한 끼 먹는다고 해서 과연 (해결)되는 문제인가”라며 “당 운영에 있어서 상대적 비주류의 목소리들도 제대로 표출되고, 다양한 목소리가 당에서 나와야 한다. 당도 말 그대로 포용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아쉬운 점들도 분명히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이 전체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배척하는 분위기”라며 “연포탕이 잘 끓여졌다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늘도 (김 대표 측이) 저를 보자 하시고 이런 것도 나름의 노력”이라며 “앞으로 더 지켜봐야 되겠다. 지금까지는 (김 대표가) 워낙 (지도부 내부의) 사고를 수습하시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호남을 찾아 기아자동차 관계자, 지방자치단체장들로부터 지역 현안을 청취했다. 천 위원장도 김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기아 광주공장 방문에 동행했다. 김 대표는 “호남 지역에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먹고사는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다”며 호남 예산·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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